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9.10 토/ 사랑과 정의의 실행으로 열매 맺는 신앙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09 조회수1,350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3주 토, 루카 6,43-49(16.9.10)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는,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루카 6,49)




The two foundations






사랑과 정의의 실행으로 열매 맺는 신앙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6,46)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는,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강물이 들이닥치자 그 집은 곧 무너져 버렸다. 그 집은 완전히 허물어져 버렸다.”(6,49)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사람은 최후의 심판 때에 처참한 재난을 겪고 멸망할 것이라고 경고하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진리요 사랑이며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절대 선을 품은 생명의 씨앗입니다. 말씀을 실행하지 않음은 결국 하느님과의 관계단절을 뜻하고 자기 자신을 심판할 뿐이라는 말씀입니다.

옛 현자들도 “아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행동이 오직 어려운 것이다.”(非知之艱 行之惟艱/ 書經, 說命篇)라 하였지요. 그렇다면 왜 말씀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게 되고 실행하는 것이 어려운 것일까요?

우선 주님과의 관계를 삶의 중심에 두지 않고, 자신이 주인이 되어 다른 가치관을 따라 살려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세상의 소리, 인간의 음성과 구분하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존재의 중심인 하느님을 떠나 눈에 보이는 것들을 좇으니 필요에 따라 내키는 대로 반응하는 것이지요.

또 다른 이유는 가르고 치우치고 일부만을 중요시하는 사고 때문일 것입니다. 마음이 갈라지고, 생각이 한쪽으로 쏠리며, 귀가 자신의 욕망을 따라가니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는 하나 건성으로 넘겨버리는 것이겠지요.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자기 뜻에 맞는 것만 받아들이니 주님 뜻에 따라 행동할 수 없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말씀의 힘에 자신을 내맡기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속에 가두어두는 것도 문제입니다. 하느님의 생명의 힘, 영의 질서에 자신을 던질 수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창조주를 자신 안에 가두고 도구화하는 것이니 행복과는 정반대의 길로 치닫게 되는 것입니다.

“앎은 실천의 시작이요, 실천은 앎의 완성입니다.”(王守仁, 傳習錄)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앎은 해박한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지혜를 체득하고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을 말합니다. 따라서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느님과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입니다.

명심해야 할 점은 참다운 앎이 무조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랑의 참 지혜는 실행할 것과 실행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별하도록 해줍니다. 사랑 때문에 반드시 행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멈춰야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지요.

앎과 실천은 영성생활의 두 수레바퀴와 같은 것입니다. 천사의 말을 하고 해박한 성경 지식을 지녔다 해도 다른 이들을 다투고 미워하며, 차별하고 배척하며 산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또 사랑이신 하느님을 알아뵙지 못하고 깊은 사랑의 체험 없이 의무적으로 또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만 열심히 봉사활동을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정의를 말하면서 불의를 택하고 불의에 눈감는다면 신앙의 자리는 어디일까요!

오늘도 말씀을 경청하고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두며, 선한 마음과 지향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해 투신하는 지행합일의 삶을 통해 주님 보시기에 좋은 열매를 맺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