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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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랑이 넘치는 자비 -인영균 끌레멘스 신부님(성 베네딕도회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10 조회수1,007 추천수2 반대(0) 신고

제1독서

<주님께서는 내리겠다고 하신 재앙을 거두셨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 32,7-11.13-14 

 

제2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오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1서 말씀입니다. 1,12-17 

 

복음

<하늘에서는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5,1-32<또는 15,1-10>


 

연중 제24주일(2016년 09월 11일) 사랑이 넘치는 자비

잘 아는 바대로, 우리는 ‘자비의 희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성년 혹은 희년은 전통적으로 용서와 화해의 해입니다. 진정,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죄의 용서와 하느님과의 화해가 필요합니다.

오늘, 복음 안에서 가장 친숙한 비유들 가운데 하나를 생각합니다. 탕자의 비유입니다. 작은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큰 죄를 지은 것을 깨닫고 아버지에게 돌아갑니다. 그리고는 큰 기쁨으로 환영받습니다. 그러나 비유의 주인공과 중심 인물은 탕자가 아닙니다. 바로 ‘자비로운 아버지’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과 당신의 몸과 피를 통해서 하느님을 유일한 자비로우신 아버지로 만나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그래서 이 비유에서 묘사된, 아버지의 행동 과정을 주의 깊게 듣고 보도록 합시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루카 15,20). 동사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conmover)는 아버지의 생각과 마음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합니다. 동사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가 무슨 의미인지 아십니까? 스페인어 사전에서 나오는 뜻을 보면, ‘어떤 사람에게 감동을 주다 혹은 충격을 주다 혹은 어떤 감정을 일으키다’입니다.

사실,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동사는 그리스어 동사 ‘스플란크니조마이’(splanchnizomai)에서 번역한 것입니다. 이 동사의 그리스어 뜻은 스페인어에서보다 더 강하고 더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내장 전체가 매우 아픈 것처럼, 매우 심하고 직접적인 통증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들로 인한 아버지 영혼의 고통을 육체적 큰 고통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저의 조그만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중학교 때 위가 매우 아팠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연합고사’를 치고 난 직후 먹은 것이 잘못되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배가 매우 아팠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밤새도록 제 배를 문질러주었습니다. 한국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손은 약손.’ 이때 어머니의 마음은 이러했을 것입니다. “네가 아프니,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 이것이 자식에 대한 모든 부모의 마음입니다.

하느님 역시 우리 부모들처럼 같은 마음을 지니셨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죄인들 때문에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디서 하느님 아버지의 상처입은 마음을 만날 수 있습니까?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 특히 십자가에 처형되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상처입은 마음이시다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 둘레에 많은 세리들과 죄인들이 그분의 말씀을 들으려고 있음을 봅니다.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이 예수님을 “먹보요 술꾼이요 세리들과 죄인들의 친구”(루카 7,34)라고 비판합니다. 그들은 주님이 올바르지 못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친하게 지내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예수님 가까이 있는 이 사람들은 상처입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왜냐하면 유대 사회에서 그들은 단죄받았기 때문입니다.

상처입은 마음은 자기 자신처럼 상처입은 다른 마음을 잘 압니다. 곧, 하느님 아버지의 상처입은 마음이신 예수님은 또 다른 상처입은 마음들인 우리 죄인들을 잘 아십니다. 아버지의 상처입은 마음이신 주 예수님은 우리를 늘 만나고 싶어 하십니다. 당신의 상처입은 마음을 우리에게 늘 주시려고 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상처입은 마음은 그리스도의 몸과 피, 곧 성체성사입니다. 죄의 용서와 하느님과의 화해는 상처입은 두 마음이 서로 만날 때 실현됩니다. 이것이 상처입은 마음의 거룩한 치유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가 얼마나 심오한지 아는 사람들만이 그분을 향해 회개의 여정을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는 우리가 사랑과 자비가 되도록 간청하십니다.

스페인 성 베네딕도회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서
인영균 끌레멘스 수사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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