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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18 주일/ 애착을 버리고 슬기롭고 치열하게 사는 신앙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17 조회수2,225 추천수5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25주일, 루카 16,1-13(16.9.18)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루카 16,13)




The parable of the dishonest steward






애착을 버리고 슬기롭고 치열하게 사는 신앙인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르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늘 구체적인 선택과 결단의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알 수 없어 망설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복음 말씀은 어떻게 주님을 믿고 따라야 하며 참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어떤 부자의 집사가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여 주인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16,2). 그는 일자리를 잃게 될 경우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할 것”이라 생각하여 주인에게 빚진 이들을 불러 탕감해줍니다(16,3-7). 사실 그는 주인의 재산을 낭비하여 관리를 잘못하였음에도 살아남으려고 자의로 불의하게 빚까지 탕감해준 것입니다.

집사의 불의한 처사를 알게 된 주인은 놀랍게도 오히려 현세에만 관심을 가지며 자신만을 위하는 세상의 자녀들처럼 영리한 그 집사를 칭찬합니다(16,8). 예수님의 가르침은 분명합니다. 하느님의 빛을 받는 이들은 세상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에 슬기롭게 대처하듯이 슬기롭고 민첩하며 능동적으로 주님을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믿는 이들의 삶을 보면 치열함과 헌신적인 자세, 끊임없이 노력하는 태도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특히 교계지도자들을 포함한 성직자, 수도자들의 삶에서 그런 모습을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의식주가 다 갖춰지고 실직할 걱정이 없는 삶의 여건은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더 자유롭게 투신하고 뜨거운 사랑으로 다른 이들의 구원을 위해 치열한 사랑의 삶을 살라고 주어진 것임을 망각해서는 안되는 데도 말입니다.

사랑을 위한 치열한 삶은 믿는 모든 이들에게도 똑같이 요청됩니다. 다른 이들을 하느님께 인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말씀의 진리를 연구하며, 사랑의 사람이 되어 다른 이들을 섬기려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야 할지 모릅니다. 우리는 세상살이를 하는 그 누구보다도 더 민감한 영적 감수성과 열정을 지니고 시대징표를 읽으며, 치열하고 헌신적인 신앙생활을 해야겠습니다.

다음으로 현세 재물과의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주인은 유일하신 하느님뿐이십니다. 재물을 또 다른 주인으로 섬길 수는 없는 것이지요. 참으로 행복하려면 오직 하느님만을 내 삶의 중심이요 목적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갈라진 마음은 얼마나 자주 눈에 보이는 재물에 마음을 빼앗기고 애착하여 그것을 첫 자리에 놓습니까!

재물은 이 세상을 자기의 노예로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가공할 힘을 지니며 하느님의 가치를 상대화하고 신앙을 약화시키는 가장 폭력적인 도구로 악용될 때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을 바란다면 이 우상을 경계해야만 할 것입니다.

사실 재물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재물에 대한 애착을 품고 하느님을 멀리하고, 탐욕으로 가난한 이들과 나누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모스 예언자는 경고합니다. "주님께서는 빈곤한 이를 짓밟고 가난한 이를 망하게 하는 이들의 모든 행동을 결코 잊지 않으시리라."(8,4.7)

재물은 하느님으로부터 왔기에 나의 소유라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늘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재물을 그분의 사랑의 뜻대로 나누며 ‘성실히’ 관리하고, 그분께 되돌릴 때에만 행복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참으로 재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현세 재물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자유로운 사람이 될 때 비로소 복음적 자유를 살 수 있게 됩니다.

하느님의 일을 위해 하느님의 도구로 불린 우리 모두가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재물에 대한 애착을 버리고, ‘치열하게’ 기도하며, 열정적으로 말씀을 경청하고 묵상하며, 헌신적으로 자신을 내놓고 다른 이들을 섬기는 ‘슬기롭고 치열한 사랑의 존재’가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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