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데블스 애드버킷(Devil’s advocate)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25 조회수1,363 추천수6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6주간 월요일


<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받으소서. >

독서: 욥기 1,6-22







십자가에 못박히는 예수


안젤리코 작, (1450), 프레스코, 169x134 cm, 피렌체 성마르코 박물관

 

 

제가 주님의 가르침에 확신을 가지고 있고 그 가르침에 어긋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많은 성경말씀을 쏟아내고 있을 때 이런 충고를 들었습니다.

넌 너무 맞는 말만 해.”

맞는 말을 하는데 왜 충고를 받았을까요? 그건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 깨져가면서 점점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언가 확신하고 있을 때가 가장 불안한 상태인 것을.

그래서 무언가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혹은 아직도 제가 그런 확신 속에서 사람들을 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무서운 생각까지 듭니다. 책 한 권만 읽은 사람이 제일 무섭다고 하지 않습니까? 지금 잘 하고 있는 것이 과연 전부일까요?

자신이 옳다고 느낄 때가 가장 위험할 때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겉으로는 지금의 모습이 참으로 옳은 모습일지라도 주님은 어떤 의도로 그 옳은 모습을 완전히 깨버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담이 죄를 짓기 이전에 참으로 옳은 모습으로 살았지만 항상 죄를 지을 불안한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탕자처럼 회개하고 다시 돌아왔다면 전과 같은 모습이 되기는 하였지만 더 이상 죄를 지을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주님은 그래서 우리를 죄에 떨어지게도 하시고 견디기 힘든 고통도 주시는 것입니다. 금도 단련을 받듯이 성인도 단련을 받습니다.

 

욥기가 바로 그런 내용입니다. 욥은 나무랄 것이 없는 사람입니다. 주님은 그런데도 사탄의 말을 듣고는 욥을 사탄의 손에 넘겨버리십니다. 사탄에게 욥의 의로움을 증명한다고 사탄이 돌아오겠습니까? 아닙니다. 욥에게 고통을 주시는 이유는 고통이 아니면 단련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음을 보여주시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이 시련을 위해 마련되어야 할 세력이 사탄입니다. 사탄은 죄에 떨어뜨리고 고통을 주기 위해 안달이 난 세력입니다. 주님은 의인을 그 사탄의 손에 넘기셔서 그를 단련시키십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좀비 재난 영화 월드워 Z(World War Z)’에는 위기관리에 대한 여러 가지 국가 모델이 등장합니다. 그중 이스라엘은 고문 10명 중 9명이 같은 주장을 펼쳐도 나머지 1명은 어떠한 이유를 찾아서라도 그 의견이 틀렸다고 말해야 한다는 시스템을 도입한 국가로 묘사됐습니다.

전 세계가 좀비의 공격을 당할 때 고문 9명은 좀비의 존재를 부정하였으나 ‘10번째 남자’ 1명만은 좀비에 대한 방어를 주장하였고, 그 결과, 이스라엘은 좀비로부터 안전한 독보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건강한 나라는 모두가 나라 편을 드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를 단련시켜 줄 반대 세력도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반드시 반대하고 어려움을 주는 사탄의 역할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바로 가톨릭교회에서 나온 것입니다. 가톨릭 시성 조사 과정은 매우 엄격하고 세밀한 조사를 거칩니다. 그 과정 안에 데블스 애드버킷(Devil’s Advocate), 즉 악마의 변호사라는 역할을 두는데, 그는 사사건건 시성되려고 하는 사람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데블스 애드버킷은 의무적으로 '악마'의 관점에서 사사건건 의혹을 제기하고 집요하게 공격합니다. 그래서 자칫 조사위원들이 성인 후보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호의로 기울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성인으로 공식적으로 추대되는 것처럼 욥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탄의 세력에 맡겨져 자녀, 재산, 건강, 명예 등 세상 모든 것들을 다 잃고 나서도,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주님의 이름은 찬미 받으소서.”라는 기도를 올릴 수 있어야 참 의인으로 인정받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지금 잘 살고 있다고 하고 하늘나라 갈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도 아직 욥과 같은 시련을 겪어보지는 않았으니 너무 자신하지 말아야합니다. 주님은 연옥과 같은 시련을 마련해 놓으시고 우리를 단련시키시기를 원하십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 시민 중 가장 작은이라도 세례자 요한보다 더 완전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요셉 신부님 홈페이지: 
http://www.cyworld.com/30joseph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