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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26 월/ 허세를 버리고 가난하신 예수님을 품는 행복-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25 조회수1,162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6주 월 루카 9,46-50(16.9.26)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루카 9,48)




The Greatest in the Kingdom of Heaven







허세를 버리고 가난하신 예수님을 품는 행복

예수님께서는 또다시 수난을 예고하시고(9,44-45) 예루살렘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제자들이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하여 강조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제자들은 자기들 가운데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에 대해 논쟁합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따라나선 제자들이지만 아직은 영(靈)의 눈을 지니지 못한 소경이요, 세상과 육의 정신으로부터 정화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당신의 이름으로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것은 곧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하십니다(9,48ㄱ)

그렇게 가장 보잘것없는 이를 받아들여 하느님과 일치함으로써 서로 사이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 될 때 하느님 앞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된다고 가르치십니다(9,48ㄷ). 이런 가르침은 우리네 삶을 되돌아보도록 재촉합니다. 요즈음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고 있어 보이고 싶은 경향이 강해져, 심지어 ‘있어빌리티’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입니다. '있어빌리티'란 '있어'와 능력이라는 영어의 ‘어빌리티’(ability)를 합성한 말입니다.

‘부자형’ 있어빌리티는 고가의 물품을 SNS 속 사진에 살짝 드러냄으로써 우회적으로 재력을 과시합니다. '인맥형' 있어빌리티는 SNS상의 프로필 작성과 구구성원의 면모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를 과시합니다. '센스형'은 자신만의 장소나 음식을 올림으로써 독특한 취향을 알리려 합니다. 그러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SNS의 그런 모습을 진짜로 보는 의견은 6.4%에 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 허세라는 말이지요.

제자들의 경우도 하느님도 예수님도 아닌 자신들이 지닌 것들을 내세워 서로 ‘도토리 키 재기’를 하는 허세를 부린 것입니다. 우리도 속물근성이 발동하면 그런 처신을 하곤 하지요. 그렇다면 참으로 실속 있고 ‘큰 사람’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삶의 기준을 자신에게 두려는 태도를 버려야겠지요. 내 삶의 기준이 하느님과 예수님으로 삼는다면 삶의 방향이 뚜렷해집니다. 시작도 선택도, 관계맺음이나 일의 실행도, 궁극적인 내 인생의 목표도 주님이 원하시는 것을 찾을 수밖에 없겠지요. 이런 점에서 제자들은 착각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삶의 기준인 이타적 사랑을 지니지 않은 채 서로 비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의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인데, 그것을 마치 자기 것인양 착각하여 서로 비교한다는 것은 얼마나 유치하고 어리석은 일인지 모릅니다. 비교하려거든 하느님과 비교해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가장 큰 사람이 되려면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낮추시고 작아지시고 비우신 예수님을 품어야 합니다. 주님의 주도권을 인정할 줄 아는 하느님 앞에서의 정직함과 가난한 마음을 지녀야겠지요. '있어빌리티'의 허세를 철저히 버리고, 다른 이에게 드러나는 선을 시기하지 않으며,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 다른 이들 아래 자신을 둘 줄 아는 겸손을 지니는 사람이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 될 것입니다.

이 아름다운 가을, 높아만 가는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면서 주님을 향한 그리움을 키워가고, 허세를 버리고 겸손하게 일상의 고통과 수고로움을 견뎌내며, 가난하신 예수님을 품음으로써 진정 '있어 보이는' 우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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