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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9.30 금/ 안타까운 마음으로 질책하시는 주님의 사랑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09-29 조회수1,145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 루카 10,13-16(16.9.30)


“나를 물리치는 자는 나를 보내신 분을 물리치는 사람이다.”(루카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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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마음으로 질책하시는 주님의 사랑

오늘 독서에서 하느님께서 욥에게 우주만물의 세계와 인간의 이치, 삶과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을 아는지 묻습니다(욥기 38,12-21). 그러자 욥은 보잘것없는 자신이 대답할 수 없다고 고백합니다(40,4). 욥은 하느님 앞에서 보잘것없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겸손한 자세로 고백한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표징을 보여줌에도 믿지 않고 회개하지 않는 코라진과 벳사이다를 향하여 불행하다고 선언하시며 질책하십니다(루카 10,13). 회개하지 않는 카파르나움 주민들에게도 저승까지 떨어질 것이라 하시며 회개를 촉구하십니다(10,15).

코라진과 벳사이다, 카파르나움의 예수님을 통하여 드러난 하느님의 능력과 자비를 받아들이지도 않고,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져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을 질책하신 것은 멸망을 바라셔서가 아니라 너무 사랑하셔서 안타까운 나머지 강한 ‘사랑의 경고’를 하신 것이지요. 겸손하게 회개하여 자비의 나라로 돌아오라는 사랑의 초대인 셈입니다.

서방교회의 4대 교부 가운데 한 분인 예로니모 성인은 탁월한 성서학자요 수덕가이며 영성상담가요 방대한 저술을 남긴 저술가이도 합니다. 그는 늘 악과 불의와 거짓을 단호히 거부하고 선과 정의와 진리를 선택했습니다. 그는 강하고 솔직했습니다. 빨리 화를 내는 성격이었지만 곧바로 후회할 줄 알았고, 다른 사람의 결점보다 자신의 결점에 더욱더 엄격함으로써 겸손하게 주님 앞에 머물렀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찾기도 전에 다가와 사랑으로 함께 하시고, 좋은 것을 끊임없이 주고 계시지요. 나의 생명, 건강, 재능, 시간, 가족과 공동체, 신앙, 하느님의 말씀, 아름다운 자연, 만나는 사람들 모두가 하느님 자비의 선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많은 순간, 그것을 알아보지 못하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감사하지 않은 채 무심코 지나쳐버리곤 합니다.

문제는 무딘 마음, 중심성과 방향감각의 상실, 그리고 보이는 세계와 물질에 길들여지는 익숙함에 있습니다.

하느님을 향한 의식과 양심, 영적 감각이 무디어지면 주님의 사랑을 알아채지 못하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게 됩니다. 삶의 중심과 방향이 사랑이신 주님이 아닌 나 자신과 세상이 되어버릴 때, 무엇을 하든 내 인생은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게 되고 방향을 상실한 채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버릴 것입니다. 물질세계와 감각세계에 익숙해져가면 갈수록 보이지 않는 주님의 손길을 알아챌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가을의 모퉁이, 주님께서 기다리시는 벤치에 앉아 지금껏 알게 모르게 주신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돌과 같은 굳은 마음을 내려놓고 영의 감각, 깨어 있는 의식을 불러일으켰으면 합니다. 주인인양 착각하며 방향을 잃고 헤매던 나를 바라보며, 가을 잎새처럼 자신을 낮추는 겸손 교향곡을 연주해보아야겠습니다. 일상의 익숙함에 젖어 본성을 따라가는 발걸음을 멈추어 창조의 새로움에 자신을 던져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당신 사랑의 손길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나만의 길을 걷는 나를 향하여 안타까운 사랑의 질책을 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주님을 끌어안았으면 합니다. 그것은 힘들고 고통스런 순간을 맞곤 하는 나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요, 주어지는 모든 것과 만나는 모든 사람을 선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주님을 받아들임은 그분만이 주실 수 있는 선과 사랑과 기쁨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기억하고, 마음을 열고 주어지는 모든 것에 감사하며, 주님께 되돌아가는 기쁜 회개의 날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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