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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2 주일/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과 겸손으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1 조회수1,644 추천수5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27주일, 루카 17,5-10(16.10.2)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루카 17,6)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과 겸손으로

하바쿡 예언자는 유다가 칼데아인의 침략으로 패망의 길로 치닫고 있을 때에 주님께 탄원합니다.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제가 언제까지 '폭력이다!' 하고 소리쳐야 합니까?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제가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 제 앞에는 억압과 폭력뿐, 이느니 시비요 생기느니 싸움뿐입니다.”(1,2-3)

예언자의 하느님 앞에서의 처절한 절규가 오늘 이 땅에서도 울려 퍼지는 듯합니다. 노인과 청년 자살률 1위, 생계가 어려워 국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떨어지는 출산율, 실업과 고용 불안, 국가 부패지수 세계 9위(2016년 WEF가 141개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국민을 섬겨야 할 정치권력의 횡포와 패륜적 행태, 자본가들의 끝을 모르는 탐욕 등으로 인간의 존엄성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접할 때마다 공분이 치밀어 오릅니다. 하느님 두려운 줄 모르고 기고만장하는 이들이 너무나 불쌍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이 땅의 부끄럽고 절망스런 모습을 보며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한 자신의 못난 모습에 고개를 숙입니다. 제 역할을 못하는 교회를 바라보는 마음도 아려옵니다.

오늘 그렇게 예수님의 제자들과 더불어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루카 17,5) 하고 간절히 청합니다. 정말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불의한 국가폭력과 인간존엄성 말살 앞에서도 살아야 할 가치가 있다고 믿을 수 있는 실낱같은 믿음이라도 지닐 수 있길 애원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그 믿음으로 우리 오늘 이 땅의 고통과 아픔과 불의를 대신 끌어안고 억울하게 죽어간 예수님을 살리기 위해 일어서야겠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동료 인간들의 존엄성이 훼손될 때 적극적으로 연대하여 맞서야겠습니다. 공동선을 침해하는 일체의 거짓과 불의, 폭력을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겨자씨만한 믿음만으로도 하느님과의 관계는 형성되고, 그 관계 안에서 하느님 친히 사랑과 선과 정의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보잘것없는 믿음을 지녔다 해도 주님 친히 모든 것을 다스리시니 거기에 구원이 있고 영원한 생명의 길이 있습니다. 그러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 믿는 사람답게 주님께서 주시는 믿음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으로”(2티모 1,7), 공동선을 위한 협력과 인간존엄성의 회복을 위한 연대, 사회정의의 실현을 위해 힘써야겠습니다. 이 땅에 진정한 민주화가 실현되고 정의가 실현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사랑의 투신을 할 때입니다.

세상과 담장을 쌓고 내면의 평화에만 만족하고 이웃의 고통에 침묵하는 비겁한 '종교인'이 아니라 “성실함으로 살며”(하바 2,4),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함으로써(2티모 1,8) 사랑의 기적, 생명의 기적을 이루는 '신앙인'이었으면 합니다.

오늘 바로 이 거리 저 골목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와 삶의 절규를 살맛나는 세상의 행복한 웃음으로 바꿔나가는 것이야말로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17,10)임을 기억하여 실행할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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