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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2 조회수1,341 추천수14 반대(0)

오늘은 군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날입니다. 예전에 이런 말들을 하곤 하였습니다. 면제를 받은 사람은 신의 아들이라고 불렀고, 18개월 방위를 받는 사람은 사람의 아들이라고 불렀고, 30개월 현역으로 입대하는 사람은 어둠의 자식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만큼 군 생활은 따분하고,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어서 군 면제를 받은 사람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군 생활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 3년간의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서 부당한 방법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면 잘못입니다.

 

저는 19861월에 군대엘 갔습니다. 30년 전입니다. 군대의 추억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군번입니다. 저의 군번은 ‘13660791’입니다. 30년이 더 지나도 군번은 기억날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추억은 동기생들입니다. 저의 동기들은 모두 특과병이었습니다. ‘번역을 하는 동기, 붓글씨를 쓰는 동기, 테니스장을 관리하는 동기, 요리를 하는 동기가 있었습니다. 저도 성당에서 일을 하였습니다. ‘국방부의 시계는 돌아간다.’라는 말을 믿으며 제대하는 날을 기다렸습니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들이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지내다가, 제대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처음 군대 생활을 할 때 3년이 언제 갈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시간은 흘러가고 제대하는 날은 오기 마련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똑 같은 시간을 선물로 주십니다. 어떤 분은 그 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여 보람 있게 사용합니다. 그러나 어떤 분은 그 시간을 낭비하여, 흘려보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시간이라는 선물을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우리들의 선택입니다. 물론 선택의 결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군 생활 중에 틈틈이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그것이 씨앗이 되어서 제대를 한 후에는 돈 보스코 센터에서 외국 분들과 함께 지내게 되었고, 신학교 복학 후에는 성체대회 통역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사제가 된 후에는 필리핀에 소공동체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캐나다에 연수를 2년간 다녀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군에서 시간을 아껴서 영어 공부를 한 것이 제게는 큰 결실이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주님 저희에게 믿음을 더 주십시오!’라고 청하였습니다. 밥을 청한 것도 아니고, 재물을 청한 것도 아니고, 높은 자리를 청한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다른 모든 것을 떠나서 강한 믿음을 청하였습니다. 제자들은 가족들을 떠났고, 생업을 포기하였으며,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기에 강한 믿음을 청했는지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돌 무화과나무더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실함과 믿음은 신앙생활의 두 날개입니다. 믿음은 하느님과의 거래가 아니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삼국지에서 제갈 공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바오로 사도는 성실함과 믿음은 우리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니, 성령의 도움을 청하라고 합니다. 성령께서 함께 하시면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고, 고난도 참을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그대가 맡은 그 훌륭한 것을 지키십시오.”

 

10월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성령의 도움을 청하며, 성실함과 믿음으로 신앙의 알찬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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