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0.3.“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3 조회수896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카 10,25-37(연중 27주 월)

 

   새로운 주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부터 우리는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의 갈라디아서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복음>에서는 루카복음 10장의 뒷부분부터 이어지는 연속독서를 듣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어떤 율법교사와 예수님과의 두 번의 대화로 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대화>에서,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묻습니다.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습니까?”(루카 10,25)

 

   이 질문 뒤에는 율법교사의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그는 무엇인가를 해야구원을 받으리라 여기고 있습니다. 마치 스스로의 행실로 구원을 얻으리라고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구원이 자신의 행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자신은 그분께 메여있는 존재임을 받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곧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하고 묻기 전에, 오히려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존재임을 깨닫고, 주님의 은혜를 간구해야 할 일입니다.

   따라서, 구원은 무엇을 하느냐?’는 행위의 문제라기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느냐?’는 존재의 문제 더 중요하며, 어떤 소임을 하느냐보다, 어떤 사람으로서 그 소임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 대화>에서, 율법교사는 예수님께 묻습니다.

누가 제 이웃입니까?”(10,29)

 

   이 질문 뒤에도, 역시 그의 옹졸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누구를 사랑하며 누구를 사랑하지 말아야 하는지? 사랑의 대상에 한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의 사랑의 대상에는 사마리아인이나 이방인은 제외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반문하십니다.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10,36)

 

   예수님께서는 누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보기보다, 오히려 모든 이웃이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해 주십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모두에게 이웃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나아가서 우리는 단지 이웃이 아니라 형제임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러기에, 그가 나의 형제인가 하고 묻기에 앞서 나는 그의 형제인가를 물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내가 필요로 여기는 사람을 우선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여기는 사람을 우선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복음>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초라해진 저의 모습을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여전히 우리 주변에 초주검을 당해 쓰러진 이들이 여기 저기 웅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볼 때마다 마치 그들과는 반대방향의 열차에 앉아, 그들을 다루고 있는 신문쪽지를 바라보며 혀나 끌끌 차고 있는 저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입니다. 마치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제와 레위처럼, 길을 피해 달아나는 저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가하면, 낯선 이를 여관으로 옮겨가며 돌보아준 사마리아인의 용기와 사랑 앞에, 비참해지고 부끄럽고 숙연해기도 합니다. 말없는 그의 헌신과, 뒷날까지 챙겨주면서도 고요히 떠나는 그이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사실, 오늘 <복음>의 핵심 메시지는 <첫 번째><두 번째> 대화의 마지막 구절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루카 10,28, 10,37)

 

   그렇습니다. 그것을 알 때가 아니라,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살게 될 것입니다. 아는 것에 멈추지 않고, 행동으로 실행할 때 살게 될 것입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몸으로 하고, 의무적으로나 형식적으로 하지 않고 자발적인 사랑으로 할 때 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좋으신 주님께서는 그렇게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이미 그 힘을 먼저 주셨습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