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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4 화/ 가난의 역설을 통한 사랑의 순례자, 프란치스코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4 조회수1,330 추천수4 반대(0) 신고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 마태 11,25-30(16.10.4)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 11,25)





St. Francis of Assisi







가난의 역설을 통한 사랑의 순례자, 프란치스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계시에 감사드리며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11,25-26)

예수님께서는 유대교 지도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전도가 실패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던 무렵 이 기도를 바치신 것입니다. 아빠께서 계시하시고 구원의지를 드러내신 덕분에(11,25ㄴ-26), 극소수 못난 제자들만이라도 당신의 정체와(11,27) 하늘나라의 신비들을(13,11) 이해하고 따라준 데 감격해서 이 감사기도를 드리신 것입니다.

우리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사람의 살을 취하시어 ‘절대 가난’이 되어 오신 주님께서 가난한 처지에 내몰리시어 감사를 드리는 것은 분명 ‘하느님의 역설’이요 사랑의 역설입니다.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는 하느님의 강생의 겸손과 주님 수난의 사랑에 매료되어 전 생애에 걸쳐 가난의 역설을 살았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다음과 같이 기도합니다. "주님, 당신을 항상 생각함으로써 마음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항상 갈망함으로써 넋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지향을 당신께 두고, 모든 것에서 당신의 영예를 찾음으로써 정신을 다하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주님의 기도’ 묵상, 5)

주님께서 우리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낮추고, 비우고, 작아짐으로써’, 가난하게 되셨음을 알아차린 프란치스코는 바로 그 가난을 통해 사랑의 순례를 떠났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여러분에게 당신 자신 전부를 바치시는 분께서 여러분 전부를 받으실 수 있도록 여러분의 것 그 아무것도 여러분에게 남겨 두지 마십시오.”(형제회 편지 29).

사랑하는 분을 위해 모든 것을 되돌려드리기 위해 그는 가난의 길을 걸었습니다. 가난은 목적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통로입니다. 사랑하기 위해 가난해지는 것이지, 가난해지려고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걸었던 가난의 길, 사랑의 길은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되돌리는 되돌림의 길이었습니다.

성인이 살았던 가난의 역설은 그래서 아래로의 발걸음이요 비움의 길이요,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심지어 피조물과의 관계에서도 작아지는 사랑의 순례였습니다. 그는 가난한 형제로서 “서로 간에 어떤 권한이나 지배권도 가져서는 안 되며, 서로 봉사자와 종이 되어야 하며, 영의 사랑으로 자진해서 봉사하라.”(인준받지 않은 수도규칙 5,9-14)고 권고합니다.

프란치스코는 권고합니다. "천한 사람들과 멸시받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또한 가난한 사람들과 힘없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살 때 기뻐해야 합니다.”(인준받은 수도규칙 9,2) 그는 이렇게 가난의 역설을 통하여 가난하신 주님을 사랑했고, 그 사랑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이 되었으며, 피조물을 사랑하는 보편적 형제애를 온 몸으로 실행했습니다.

우리도 가난한 자 되어 주님의 편한 멍에를 메고(마태 11,30) 행복한 사랑의 순례를 했던 아씨시의 빈자(貧者)를 본받아, 모두가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영적 풍요 안에 머물러 '모든 이의 형제'가 될 수 있도록, 낮추고 비우고 작아지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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