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5 조회수1,671 추천수14 반대(0)

엠이 모임에서 이그잘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중에는 제가 즐겨 사용하는 말도 있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인 것 같아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이유가 있겠죠.’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를 하는 마음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주었는데 나를 배신할 수 있어!,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런 말을 하니!’ 나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유가 있겠죠.’라는 생각을 하면 대화의 여지가 생깁니다. 혹 내가 가졌던 오해가 풀릴 수 있습니다. 극한 대립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치인들이 꼭 들어야 할 덕목입니다.

 

두 번째는 그럴 수도 있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허물과 잘못을 벌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자비를 베풀어 주십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다시금 하느님께 돌아오면 우리 죄가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죄가 다홍같이 붉어도 양털처럼 희게 해 주시는 분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잘 될 거예요.’입니다. 걱정과 근심 중에 있는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고, 즐겨 하는 말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처럼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을 야단치지 않으셨습니다. ‘여러분에게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제자들의 닫힌 마음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제 제자들은 거친 세상을 향해서 힘차게 나갈 수 있었습니다.

네 번째는 사랑합니다.’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예전에 보는 것과 다르다.’고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아이가 밤새 울어도 짜증을 내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아파서 병원엘 가야 할 때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서 먼 길 바래다주면서 기분나빠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몇 시간씩 공항 대합실에서 출장 갔다 오는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는 비행기가 연착되었다고 해서 지루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다림은 설렘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냅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됩니다. 그 가운데서 으뜸은 사랑입니다.’

 

이그잘사의 삶을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제 내 뜻대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마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여유입니다. 우리는 기도 안에서도 현실에서와 같이 무엇인가 빨리 빨리 하려고 합니다. “빨리 한다.”는 것은 결국 생각을 만들어 내고, 생각이 나면 내 중심적으로 무엇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는 되도록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인내입니다. 우리는 기도할 때 시편 23을 묵상해야 합니다. “야훼는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누워 놀게 하시고 물가로 이끌어 쉬게 하시니 지쳤던 이 몸에 생기가 넘친다. 그 이름 목자이시니 인도하시는 길, 언제나 곧은길이요, 나 비록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 곁에 주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어라. 막대기와 지팡이로 인도하시니 걱정할 것 없어라.”

 

세 번째 필요한 것은 갈망, 혹은 열망입니다. 기도할 때 하느님을 만나도 그만, 안 만나도 그만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것과 하느님을 만나려고 하는 간절함이 있는 것은 다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겠다는 갈망이나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네 번째는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따로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셨고, 밤늦게 기도하셨습니다. 운동선수들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운동을 하듯이, 기도는 정해진 시간에 할 때 서서히 기도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섯 번째는 꾸준히 해야 합니다. 일주일에 하루만 운동을 하고, 나머지 6일은 엉망으로 살면 건강을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서 한 달은 적게 먹고 나머지 11개월은 마음껏 먹는다면 몸매관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도도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기도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됩니다.

 

매일 매일 정해진 시간에 또는 허락되는 시간에 하느님 앞에 자기 자신을 보여 드리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시간이 쌓여 가면 어느덧 기도는 내 삶의 중심이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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