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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7 금/ 하느님의 힘에 의탁하여 자아를 실현하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6 조회수1,611 추천수5 반대(0) 신고




묵주기도의 동정 마리아 기념 루카 11,15-26(16.10.7)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루카 11,20)




Jesus and Beelzebul







하느님의 힘에 의탁하여 자아를 실현하는 삶

예수님께서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시자 군중 가운데 몇이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서 마귀를 쫓아낸 것이 아니냐며 트집을 잡으며, 표징을 보이라고 요구합니다(11,15-16).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마귀들을 쫓아내는 것이면,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와 있는 것이다.”(11,20) 하시며 하느님의 능력을 지니신 예언자임을 선언하십니다.

인간은 다양한 욕구를 실현하며 살아갑니다. 매슬로우(A. Maslow)의 욕구 단계설에 따르면 가장 높은 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이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라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자아를 실현하여 행복에 이를 수 있을까요?

돈이면 뭐든 다 된다고 믿는 사람은 투자한 만큼 성공하고 그 대가로 남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벌을 중요시하거나 사회적 지위와 권력, 외모 등을 통해 인정받는 것이 자아실현이라고 여기며 사는 이들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군중들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진정 행복을 바란다면 하느님의 권능을 인정하고 그 힘에 의탁하여 살아가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는 현세 재물이나 인간적인 선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권능에 의탁하는 겸손한 태도가 필요하고, 그런 하느님을 내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속된 말로 다른 사람보다 가방끈이 길고 부유하다고 해서, 높은 사회적 지위에 올랐다 해서 하느님 두려운 줄 모르고, 거짓을 일삼고 사람들을 멸시하고 도구화하며 사는 인생이 과연 행복할까요?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는 불통의 권력, 이해관계 속에 권력에 맹종하는 권력의 내시들, 자기말만 하느라 남의 말을 듣지 못하는 사람들, 권력의 눈치를 보느라 거짓보도를 일삼는 언론인, 불의 앞에서 '아니오!'라 하지 않는 이들이 바로 이 시대의 가련한 벙어리들입니다.

이와는 달리 우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의 약함을 통해 남김없이 보여주신 하느님의 힘에 의탁하여 타자를 위한 사랑과 헌신의 길, 정의와 선을 추구해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선을 가로막는 마귀가 되기를 거부하고 선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올바른 자아실현의 길이요, 예수님과 함께하는 참 행복의 길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길을 세상 안에서 걸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오늘의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사상과 종교와 문화와 더불어 정보화 사회에서 드러나는 복합적인 현상들로 심각한 가치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11,23)

혼돈의 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길을 따라 말하고 행동하는 결단이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을 따르는 삶에는 어정쩡한 중간지대는 없습니다. 그 옛날 엘리야 예언자가 바알 우상에 빠진 백성들을 향하여, “여러분은 언제까지 양다리를 걸치고 절뚝거릴 작정입니까?”(1열왕 18,21) 하고 외쳤던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아울러 하느님의 힘을 믿고 분명한 결단으로 하느님의 선을 행하는 우리의 영성생활에서 변덕의 그림자를 지워버리고 항구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악으로 기우는 경향과 태만의 뿌리, 세상의 유혹은 너무도 끈질겨서 잠시만 한눈을 팔고 마음을 놓아도 즉시 더 큰 힘으로 찾아와 우리를 무너뜨려버리기 때문입니다(11,24-26; 1베드 5,8 참조).

주님! 세상의 힘이 아니라 모든 것의 주인이신 당신의 권능을 믿고, 혼란 속에서도 예수님처럼 확고히 당신의 길을 선택하여 항구히 자아를 실현해나가는 행복한 저희가 되도록 이끌어주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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