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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8 토/ 말씀 안에서 행복을 퍼 올리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7 조회수1,388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7주 토, 루카 11,27-28(16.10.8)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루카 11,28)











말씀 안에서 행복을 퍼 올리는 삶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씀드리자,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고 이르십니다(11,27-28).

원래 이 말씀은 성모님께서 예수님과의 혈연관계 때문에 복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신앙인들이 복되다는 뜻으로 전해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루카 복음사가는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낳아 기르신 분이기에 복되시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신앙인이셨기에 복되다는 뜻으로 이해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 살아갑니다. 하느님 친히 인간과 세상 우주만물을 창조하시어 우리와 사랑의 관계를 맺으셨습니다. 먼저 우리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삼위일체의 신비 안에서 관계의 절정을 볼 수 있지요. 세상살이에서도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 외에도 피조물과의 관계, 세상과의 관계,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 살아갑니다.

그러나 무조건 관계를 맺는다고 해서 다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요. 관계 속에서 행복을 맛보기도 하지만 관계 때문에 상처받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경우는 또 얼마나 많습니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혈연관계에서도 유산이나 다른 이해관계가 얽히면 철천지원수가 되는 경우도 흔하지요.

문제는 무엇을 고리로 관계를 맺으며 왜 무엇을 위해 관계를 맺느냐 하는 것입니다. 성모님이 복되신 것은 예수님의 혈육의 어머니라는 생물학적인 관계 때문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이루신 ‘하느님의 어머니’이시기 때문입니다. 행복하고 싶거든 성모님처럼 하느님을 품어야겠지요.

하느님의 마음을 지니고,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님을 품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행하신 십자가 사랑의 길, 보편적 구원의 길을 걸어갈 때 비로소 행복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이 아니라 금새 사라져버릴 돈이나 감성적 만족, 비슷한 취향과 성격 등이 영원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결정적 고리가 될 순 없을 것입니다.

혈연관계라는 숙명적으로 주어지는 관계나 소수의 해당 구성원들만의 유익을 위한 울타리 속의 관계, 이해타산을 따지며 형성되는 인맥, 자본과 정치권력의 유착관계, 힘 있는 자와 약한 자들 사이에 맺어지는 갑을관계 이런 관계 속에서 행복이 꽃필 수는 없겠지요. 예수님께서 바라시는 것은 패거리 문화나 이익 집단이 아니라 모두의 행복이요 사랑 뿐입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서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문은 말씀의 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 살을 취하여 사람이 되신 말씀이신 예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고 그 문을 통과할 때 행복의 들판이 펼쳐질 것입니다. 말씀을 아예 듣지 않는 이들이나 듣기는 하지만 실행하지 않는 이들도 행복을 퍼올릴 수는 없겠지요.

행복의 샘이요 씨앗인 말씀과의 관계를 맺으려면 먼저 경청해야 합니다. 경청한다는 것은 다른 사물이나 사람과의 관계를 멈추고 영혼의 귀를 열고 행복의 뿌리이신 하느님께 집중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게 할 때 말씀이 우리 마음과 영혼에 스며들게 되고, 그 말씀이 나를 사로잡아 행복의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행복하고 싶거든 예수님처럼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교리적인 의무 실행이 아니라 사랑과 진리와 생명을 구체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도 사랑이신 하느님,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그리스도와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애정어린 눈길로 세상과 동료 인간들을 바라보고, 서로를 가엾이 여기며, 말씀 따라 하느님 나라의 의가 실현되는 세상이 되도록 행복을 퍼올렸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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