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8 조회수1,514 추천수13 반대(0)

지난 수요일, 성소후원회 임원들과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올 것 같았지만 다행히 약간 흐렸고, 오후에는 날씨가 맑았습니다. 새남터 성지에서 기도를 하고, 절두산 성지까지 순례를 하였습니다. 함께 순례를 한 성소후원회 회원들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옥중서한을 읽었습니다. 서한을 읽으면서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오늘은 성인의 서한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저는 편지들 때문에 많은 문초를 받았습니다. 함께 갇혀 있는 교우들에게 저는 고해성사로 힘을 북돋우고 있고, 또 두 예비 교우들에게 영세를 주었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열 명이 있습니다. 다른 감옥에는 7, 8명이 갇혀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하느님의 안배가 없으면 조선 교우들에게 선교사들을 영입하고 보호할 대책과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후에 교우들이 선교사들을 영입하러 가지 못하게 될지라도 신부님들이 영국 배로 오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공경하올 신부님들께 마지막으로 인사드립니다. 미구에서 천당에서 영원하신 성부 대전에서 다시 만나 뵙기를 바랍니다. 저를 대신하여 다른 모든 신부님들께도 인사를 드려주십시오. 지극히 사랑하는 나의 형제 최양업 토마스 잘 있게. 천당에서 다시 만나세. 나의 어머니 고 우르슬라를 특별히 돌보아 주도록 부탁하네.

 

저는 그리스도의 힘을 믿습니다. 그분의 이름 때문에 묶였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형벌을 끝까지 이겨낼 힘을 저에게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하느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무익하고 부당한 종

그리스도를 위하여 묶인 조선의 교황 파견 선교사

김 안드레아 올림

 

신부님은 모진 고문이 솔직히 두려웠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이겨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친구 최양업 신부님께 어머니를 부탁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곧 하느님 품으로 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성인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같은 사제로서 진한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차는 연결된 객차가 많아도 늘 같은 방향으로 가기 마련입니다. 목적지가 같기 때문입니다. 피부가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재능이 다르고, 자라온 환경이 다를지라도 우리는 신앙 안에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가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단순한 가족의 틀을 벗어버리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받으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성이 다르고, 직업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지만 우리를 모두 한 가족이 되게 하는 것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도 이와 같은 말을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여러분은 다 그리스도를 입었습니다. 그래서 유다인도 그리스인도 없고, 종도 자유인도 없으며, 남자도 여자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입니다. 여러분이 그리스도께 속한다면, 여러분이야말로 아브라함의 후손이며, 약속에 따른 상속자입니다.” 이것이 초대 교회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율법은 우리를 조직화하고, 나누고, 이방인들과 구별하게 합니다. 그러나 율법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기에 바오로 사도는 믿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우리 사이에 놓여있는 장애물들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가로막는 지연, 학연, 계층, 이념의 벽을 허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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