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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9 주일 / 예수님 안에서 찾아가는 하느님의 자비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8 조회수1,420 추천수2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28주일, 루카 17,11-19(16.10.9)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루카 17,18)



The cleansing of ten lepers







예수님 안에서 찾아가는 하느님의 자비

오늘 복음은 신앙의 시험을 받고 있는 사마리아인들이 하느님께 대한 신앙심을 보여주고 그분께 영광을 드린다는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유대인 혹은 사마리아인을 가리지 않고 나병환자 열 사람 모두를 고쳐 주셨습니다(17,14). 그런데 치유된 후 한 사람은 예수님께 돌아가고 나머지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여기에 행복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나병 환자는 ‘살아있는 송장’으로 취급되고 율법에 따라 공동체로부터 소외당함으로써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구원하시는 구체적인 말씀 대신에 율법에서 정한 대로 성전에 머무는 사제에게 보내십니다(17,14). 그렇게 하신 것은 신앙의 시험에 순종함으로써 치유를 받고, 희생제물과 사제의 선언을 통하여 공동체에 합류하고 하느님과의 단절을 회복하도록 해주시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치유 받은 열 사람 가운데 사마리아인 한 명만이 하느님을 찬양하며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감사드립니다(17,17,15-16). 그 사람만 '예수님에 의해' 죄로부터 해방되어 하느님과의 친교가 이루어졌음을 이해한 것이지요. 예수님 안에 하느님의 다스림, 곧 인간을 치유하고 해방시키며 살리시는 하느님이 현존함을 알아보는 눈이 열린 것입니다.

아마 다른 나병환자 아홉도 성전에 가서, 지긋지긋한 병에서 해방시켜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영광을 드렸을 것입니다. 어쩌면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그 정도의 은혜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왜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17,17)라는 비난 섞인 질문을 받았을까요?

사마리아인과 달리 그들은 예수님과의 만남과 하느님과의 만남을 별개의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의 치유가 주어지고 친교가 가능해졌으나 그들은 그것을 알지 못했고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합니다. 예수님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무시한 것이고, 예수님을 통해 전해지는 하느님의 권능과 자비를 알아보지 못한 것이지요.

유대인들은 예수님의 선물을 거저 받으면서도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했고, 예수님과의 일치와 하느님과의 친교에 이르지 못했으며 하느님 나라의 제자공동체에도 들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라’(17,14)고 하신 것은 성전 건물로 가라는 것이 아니라 구원의 삶으로, 하느님의 평화와 친교 안으로, 구속에서 해방으로 떠나라는 것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입니다.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이신 하느님, 예수님께서는 사소한 일상사에도 함께하시고, 우리가 찾기도 전에 찾아주시고 가까이 다가오시며, 원하기도 전에 함께해주십니다. 비참하고 고통스런 삶의 한복판에서도 늘 함께하시며 일으켜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감사는 그렇게 일상사 안에서 하느님의 손길을 알아보는데서 시작되지요!

사실 행복은 가까이 있지만 세례를 받았기에 수도자나 성직자이기에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님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자비와 손길을 발견해가는 길이라 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예수님을 바라보며 돌아와 감사드린 사마리아인처럼 그분의 말씀과 행적 안에 녹아있는 하느님의 자비를 배우고 살아내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어떤 고난 중에도 우리를 위해 수난을 당하시고 죽으신 예수님과 함께 감사드릴 때 참 행복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많은 것을 소유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손길에 감사함으로써 행복한 우리였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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