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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굳이 받지 않아도 될 고통 피해가는 법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8 조회수1,832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8주일



<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


복음: 루카 17,11-19






십자가 위의 그리스도


렘브란트 작

 

   

더 임파서블이란 영화는 사상자 30만 명을 기록한 인류 최대의 쓰나미 속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실화를 그린 영화입니다. 이 가족은 휴가차 태국에 머물게 됩니다. 사춘기의 아이는 뭐가 불만인지 모르지만 부모에게 짜증만 냅니다. 그냥 보통 가족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 쓰나미 속에서 서로 죽은 줄 알고 서로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온 가족이 다시 만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다치기도 했고 물에 대한 트라우마도 생겼지만 이젠 이전과는 다른 가족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가족이 된 것입니다.

 

재난영화를 보고나면 항상 현실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던 모습이 얼마나 감사한 삶이었는가를 느끼게 됩니다. 차를 몰고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짜증아 날라치면 하정우 주연의 터널을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렇게라도 천천히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인간은 왜 이렇게 지금의 것들을 빼앗겨보아야만 지금 누리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이었는가를 느끼게 되는 것일까요?

 

전에 이스라엘에 다녀온 적이 있었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지만 좀처럼 그 느낌이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우리나라가 훨씬 비옥하고 살기 좋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저 노력하면 간신히 먹고 살 수 있는 광야와 다를 바 없는 땅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사람들은 감사했습니다. 그들이 먹을 것, 마실 것 없이 사십 년 동안 광야를 떠돌던 때를 생각한다면 가나안 땅은 그야말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그들 입장에서 본다면 주님은 엄청난 옥토를 준비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집을 약속하셨습니다. 큰 집을 약속하신 것이 아니라 각자 집을 짓고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중 누가 지붕도 없는 길거리에 살고 있습니까? 그래서 그런 약속이 그리 크게 기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은 감사했습니다. 간신히 광야에서 천막을 얼기설기 지어서 이슬만 피하며 산 것이 사십 년이었습니다. 튼튼한 집을 짓고 그 안에서 맹수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잘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 얼마나 기쁜 약속이었는지 모릅니다.

또 마지막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약속하신 것은 이제 그들의 손으로 농사를 지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농사를 지어본 사람들이라면 그 농사를 지어 먹고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입장에서는 크게 감사할 일이 아니라고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광야에서 사십 년 동안 만나만 먹고 살았던 그들에게는 자신들이 농사지어 거둔 곡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여간 감사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들이 소출을 낼 때 그 소출을 바로 먹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먼저 주님께 감사의 제물로 바치고 먹도록 명하셨습니다. 이 모든 은혜가 주님께로부터 오는 것임을 잊지 않게 하시기 위함이셨습니다. 에덴동산의 선악과도 바로 그런 의미로 남겨놓으라고 하신 것이었습니다. 감사의 제물을 바치지 않는 것이 선악과를 따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주는 땅으로 들어가서 수확을 거두어들일 때, 너희 수확의 맏물인 곡식 단을 사제에게 가져와야 한다. ... 너희가 이렇게 너희 하느님에게 예물을 가져오기 전에는 빵도 볶은 곡식도 풋이삭도 먹지 못한다. 이는 너희가 사는 곳 어디에서나 대대로 지켜야 하는 영원한 규칙이다.”(레위 23,9.14)

그리고 첫 소출을 주님께 봉헌하는 감사제를 영원한 규칙으로 세우심으로써 그들이 누리는 모든 것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감사의 크기와 관계의 깊이는 비례합니다.’ 감사하는 것만큼 사랑하는 것이고 친밀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주님께서는 당신께 감사하기를 원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에게 감사하기에 이미 당신 아드님을 십자가의 제물로 우리에게 바치셨습니다. 문제는 우리들의 감사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가나안 땅에 들어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한 해 두 해가 지나면서 점차 자신들이 누리는 것에 익숙해졌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다른 민족들이 더 자신들보다 큰 부를 누리는 것을 보고는 하느님을 원망하기에 이릅니다. 그래서 소출을 바치는 것이 적어지고 그렇게 성전은 가난해졌습니다. 성전의 사제와 레위지파 사람들도 이젠 스스로의 배를 채우기 위해 농사를 지으러 나가 성전의 감사의 제사가 사라지고 변질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주님께서는 바빌론을 보내시어 감사가 사라져버린 예루살렘 성전을 허물어버렸습니다. 그들을 다시 이전의 나그네 생활로 되돌리시어 지금까지 그들이 누리던 모든 것들이 얼마나 감사해야 할 것이었는가를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고통 속에서 이전의 생활을 그리워하였고 돌아와서는 다시 충실하게 제물을 바칠 것을 맹세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은 이내 사라지고 또 주님은 그들을 이방인들 손에 맡기셨습니다. 이렇게 역사는 반복되었고 지금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참조: 유기성 목사 유투브 설교 감사는 구원받을 자가 누릴 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열 명의 나병환자를 고쳐주십니다. 나병은 고통스럽기 짝이 없는 병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보다 훨씬 더 큰 병에 걸렸었습니다. 바로 지옥에 갈 영혼의 나병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주님의 은총으로 이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새 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례 받을 때의 그 감동은 잊을 수가 없고 생명까지도 바치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교무금도 너무 많이 내는 것 같고 헌금을 봉헌하면서도 아까운 마음이 듭니다.

예수님은 이때 어떠한 마음이 들까요? 당신은 생명을 주시고 계신데 당신이 주신 돈의 아주 일부를 바치면서도 아까워하는 사람들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실까요? 다시 이전의 고통의 상태로 돌려보내어 지금의 이 구원받은 삶이 참으로 감사해야 할 삶임을 깨우쳐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다시 우리에게 고통을 허락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더라도 그 고통이 감사를 다시 되찾게 하기 위한 것임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90%나 되는 것입니다. 왜 자신들을 그런 병에 걸리게 했었느냐고 원망까지 합니다. 또는 이젠 그동안 아파서 못 누렸던 것을 더 누리기 위한 생각만 갖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잃어버렸던 감사를 찾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그 사람에게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따라서 우리가 고통을 굳이 받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고통이 없더라도 당연히 바쳐야 하는 감사를 바쳐드리는 것입니다.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 일기를 쓰는 것도 좋고 끝기도를 바치면서 속으로라도 감사한 일들을 돌아보며 찬미를 드려도 됩니다. 물론 더 완전하게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는 고통을 주시며 단련을 계속 하시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매일 어떤 상황이든지 감사할 줄 아는 이에게는 굳이 고통을 더 주실 필요를 느끼지 못하십니다. 주님도 우리가 고통 받는 것을 즐거워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가르치시기 위한 수단이기에 우리가 이 세상에서도 큰 고통을 피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우리가 구원받은 첫 날 느꼈던 그 감사를 매일 똑같이 느끼려는 노력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감사를 느끼기 위해 조금씩 자신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도 좋습니다. 단식이나 양팔기도 등을 하면서 그런 고통에서 구원해 주신 주님을 더욱 찬미할 수 있습니다. 불만족으로 잃어버린 에덴동산의 행복을 다시 회복시키는 방법은 감사를 되찾는 길 뿐입니다. 오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으십니까? 그러면 내일도 감사한 일만 일어나게 해 주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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