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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10 월/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드러내는 일상의 기적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09 조회수1,438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8주 월, 루카 11,29-32(16.10.10)


“이 세대는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1,29)



The demand for a sign







예수님과 함께 예수님을 드러내는 일상의 기적

예수님께서는 지금껏 병자를 치유하시고, 소경을 보게 해주시며, 굶주린 이들을 먹이시고, 죄인들을 용서하시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시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변화되기는커녕 표징을 보여 달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바로 결정적 표징임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군중들을 향해 탄식하시며 나무라십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11,29) 군중들의 문제는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사랑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이 보여주신 넘치는 자비와 은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비를 입고도 아무 생각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이기적 야심을 드러냈던 것입니다. 조건 없이 믿어야 하는데 그들은 표징을 보여주면 믿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지요. 그들은 표징 자체인 예수님을 호기심과 자기성취의 대상으로 삼아버렸습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한없는 자비를 보여주신 까닭은 우리 또한 자비의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그 사랑에 힘입어 주님의 영 안에서 마음과 정신을 새롭게 하여 살아가라는 회개의 초대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기쁨과 선을 공유하고 나누면서 기쁘게 살아가라는 부르심인 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거룩한 초대를 거부한 그들을 “악한 세대”라 하시며, “요나의 표징 밖에는 받을 것이 없다.”(11,29)고 하십니다. 요나는 주님의 명을 따르지 않고 도망쳤으나 풍랑을 만나고 바다에 빠져 사흘 동안을 고기 뱃속에 있다가 살아납니다. 결국 주님의 뜻을 따른 그의 설교를 들은 니네베 사람들이 회개합니다.

요나의 표징은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 그리고 부활을 가리킵니다. 요나에게서 볼 수 있듯이 하느님께서는 불순명과 불신 속에 살아가는 나를 참아주시고 당신의 자비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요나를 통해 자비를 드러내시고, 그 자비를 받아들인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가 바로 놀라운 표징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모든 것이 주님의 선물이요 예수님이야말로 결정적 자비임을 절절히 느끼고 있나요? 내가 원하는 것을 주시면 믿겠다는 가짜 믿음은 버려야겠지요. 예수님이 바로 표징이니 그분과 함께하기 위해 회개하고 그분 마음에 드는 삶을 산다면 나의 일상이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는 경이로운 표징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바로 경이로운 기적이라면 얼마나 고귀하고 멋진 삶입니까!

나아가 하느님을 추방해버린 이 사회를 보며 마음과 생각을 새롭게 하고 행동을 바꾸도록 힘써야 할 것입니다. 불의와 차별, 빈곤과 폭력, 생명경시, 자본주의가 양산하는 수많은 폭력, 인간다운 삶의 실종 등 시대의 표징을 예수님의 눈으로 읽어내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한 곳마다 복음의 기쁨으로 채워 예수님이 드러나는 세상이 되도록 힘써야겠지요.

오늘 우리는 세상과 물질의 종이 될 것인가 아니면 예수님을 우리 삶의 한복판의 주인으로 모실 것인지 선택할 것을 촉구 받고 있습니다. 그저 안일하게 나에게 필요한 것만을 하느님께 청하고, 신앙생활을 마치 다양한 문화행위 중의 하나쯤으로 여기며 산다면 우리 또한 “악한 세대”라는 예수님의 질책을 듣지 않겠습니까.

지금이 바로 주님 앞에서 이기심과 호기심, 조건부 믿음, 현세에 기대어 자만자족하는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오늘도 새로움과 좋음의 주인이신 주님께로 돌아가는 일상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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