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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12 수/ 의무 충족 그 이상의 사랑과 정의의 실천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11 조회수1,674 추천수5 반대(0) 신고




연중 28주 수, 루카 11,42-46(16.10.12)


“십일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루카 11,42)



Denunciation of the Pharisees and Scholars of the Law







의무 충족 그 이상의 사랑과 정의의 실천

예수님께서는 십일조는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고(11,42), 자신을 드러내고 인정받기를 좋아하며(11,43),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는(11,46) 바리사이들을 불행하다고 하시며 꾸짖으십니다.

바리사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불행선언은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도록 재촉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삶은 의무 충족 그 이상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것임을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자기포기와 남을 위해 자신을 거저 내어주는 희생 없이 사랑할 수 없고, 의로움 자체이신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그분 마음에 드는 끊임없는 행동 없이 정의를 실천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삶이란 엄청난 도전이지요.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해진 의무를 실행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열정 없이 그럭저럭 살아갑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제자다운 삶의 고유한 특징은 ‘더’에 있습니다. 의무를 다하는 데서 더 나아가 사랑을 실천하고, 지금 사랑하는 것보다 더 사랑하며, 그 누구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 바로 예수님의 제자들입니다. 십일조를 충실히 내고,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 관념적 일치를 이루며, 남에게 해코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하며 소극적으로 살아간다면 우리 또한 ‘불행하다!’는 말씀을 듣겠지요. 늘 '지금보다 더' 열정과 사랑의 의지를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습니다.

하느님과 그분의 자비와 의로움이 펼쳐지는 하느님 나라는 인간의 생각과 규범과 관습, 이론을 뛰어넘는 것이지요. 물론 주일미사와 십계명을 잘 지키고 이단에 빠지지 않으며, 성경을 묵상하고 매일 정해진 성무일도나 기도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성경과 교리 지식에 해박하고 탁월한 언변을 지니는 것도 좋습니다.

선행과 자선을 베풀고 교회와 사회에서 봉사하며 정의를 위해 투쟁하고 가난한 이들과 연대하는 것도 우리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으로도 결코 충분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늘 자만자족과 안일함을 경계하며 겸손해야겠지요! 주님께 다가가는 작은 발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니까요. 이것이 바로 영원하신 하느님을 향한 유한한 인간의 천상을 향한 순례입니다.

아울러 예수님의 제자들에게는 사랑을 실천하고 정의로운 삶을 사는 것이 결코 자랑거리가 될 수 없으며 누군가의 인정을 받으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인간의 평가와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삶을 살도록 부름 받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헤아릴 수 없는 사랑 앞에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했을 뿐이라는 겸손한 마음을 지녀야 하고, 더 잘 응답하지 못함에 가슴 아파할 줄 알아야겠지요.

하느님 나라를 향한 예수님의 제자들의 길은 주님과 동료 인간을 섬기기 위한 길이요,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저 낮은 곳으로 향하는 몸짓’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어떤 순간에도 자신을 드러내거나 섬김을 받고 인정받으려는 유치한 몸부림을 버리고, 겸손하게 모든 이를 섬겨야 할 것입니다(11,46).

오늘도 참 제자의 길은 의무 충족이나 규범 준수에 있지 않으며, 그것만으로 영원한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것도 아님을 깨닫는 하루였으면 합니다. 이만하면 됐다는 자기만족과 안일함의 잠에서 깨어나, 지금보다 더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정의를 실천하며, 진실하고 겸손하게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고 받아들이는 행복한 순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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