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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불의한 재판관을 굴복시킨 절박한 과부의 요구 / 연중 제29주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16 조회수1,573 추천수3 반대(0) 신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하느님과 통하는 기도의 길을 보이셨다. 그분은 특별한 기도의 비법이나, 그분과 소통하는 신비한 기술도 언급하지 않으신다. 단지 실망하지 말고 쉼 없이 기도하란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보다도 우리 본성을 깊이 이해하신다. 우리의 위대함은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는 능력이지만, 이를 잃은 이가 얼마나 나약한지를 꿰뚫어 보시기에. 그래서 그분께서는 나약한 인간성을 먼저 당신이 먼저 받아들이셨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받들고자 십자가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보여 줄 가장 극한의 인내를 온 몸으로 십자가에서 보여 주신 거다. 우리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몸을 가꾸는 일부터, 생활 습관을 바꾸고 의식을 바꾸는 데 평생을 걸려도 이루지 못하는 게 다반사이리라. 이렇게 인내와 끈기가 기도 요건의 필수일 게다.

 

예수님께서 끊임없는 기도에 대해 비유를 들어 이르셨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또 거기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에게,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라고 졸랐다. 그는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속으로 말하였다. ‘나는 하느님도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 과부가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판결을 주어야겠다. 그러지 않으면 끝까지 와서 괴롭힐 것이다.’” 주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이 불의한 재판관의 말을 새겨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 부르짖는데 판결을 주지 않고 미적거리시겠느냐? 그분께서는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주실 것이다.”‘(루카 18,1-8 참조)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기도해야 함을,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 비유를 들려주신다. 그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는 안하무인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판단만이 올바르다고 여겨 다른 이의 말은 듣지 않는 고집불통이었다. 모르긴 해도, 거기에는 잘못된 판결로 억울한 이가 많이 생겨났을 게다. 또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그것을 대수롭게 여긴 그이기에 제대로 판결을 받지 못해 속상해하는 이들도 쾌나 있었으리라.

 

물론 거기에 어떤 과부가 있었단다. 그녀는 억울한 일을 당해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없었다. 단지 재판소밖에 없었을 게다. 재판관의 올바른 판결만이 과부의 억울함을 풀어 줄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그는 쉽사리 그녀의 청을 해결해 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과부는 이에 낙담하거나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재판관에게 청원했다. 마침내 그 불의한 재판관은 하도 귀찮아 그녀의 청을 결국은 들어주었단다.

 

그리스도인은 이 사회의 진리를 거슬리는 것에 당당히 맞서는 이들이다. 지금 표현의 자유 등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기본권이 점차 제한되어가는 지경이다. 공권력이 선거 개입과 국민을 이간하는 정부 권력, 힘센 집단과 온갖 비리로 결탁된 검사들이 저지르는 안하무인격인 검찰, 국민을 적으로 삼아 공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경찰 등 절제 잃은 국가 공권력의 횡포가 도를 넘고 있다. 이는 권력을 정권의 시녀로 이용하려는 것이리라. 이런 온갖 비리를 우리 그리스도인은 무감각으로 동조해야만 하는가?

 

정치권력이 이런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진리를 추구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과감히 그릇된 정치권력을 일깨우는 자리로 나아가야 할 게다. 정치권력은 공권력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불평등을 없애고 공동선을 추구해야만 한다. 그것이 정치권력의 존재 이유이다. 그러나 정치권력이 인간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복음의 가르침을 거스르며, 불의를 저지른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르침과 양심에 따라 그 권력에 끝까지 저항해야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하느님께 드리는 청원 또한 이와 마찬가지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분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다면, 지체 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리실 것이란다. 그러니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절망하거나 굴하지 말고 끊임없이 청원하는 참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게다.

 

오늘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이 땅의 권력자들에게 죄를 알려 주고 회개를 권고하는 이유는 악인들도 악에서 돌아서면 구원받는다.’는 간절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회개하지 않는 악인들은 멸망한다.’는 변할 수 없는 진리를 우리 역시 결코 바꿀 수는 없다. 우리들의 이런 처절한 기도는 지옥으로 가는 그들을 붙잡는 마지막 노력이리라. 그러기에 우리 신앙인은 한시라도 공동선을 위한 이 기도를 멈출 수가 없다.

 

희망을 잃지 않고 끝까지 매달려 올바른 판결을 받아 낸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일러 준 한 과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자. 사악한 재판관이 결국 불쌍한 과부의 절박한 요청을 들어준다면, 의로우신 하느님께서는 얼마나 더 우리의 이 정당한 기도에 응답해 주시고자 하실 것인가를 우리는 정녕 마음깊이 깨달아야만 하리라. 기도는 멈출 수 없는 믿음을 숨 쉬게 하는 힘이다. 이 믿음을 꼭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기도드리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불의한 재판관,과부,공동선,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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