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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돌아갈 때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가는 우리는 /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17 조회수1,175 추천수2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마음에 뿌린 씨앗이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온갖 사치를 누리고 자신만을 생각하며 산 여인이 있었다. 그녀가 죽어 천국에 당도하자 한 천사가 그녀 집을 안내했다. 아름다운 저택들을 지나기에 그 가운데 하나가 자기에게 할당된 거겠지 생각했다나. 큰길 지나 집들이 훨씬 작은 변두리로 왔다. 바로 그 언저리에 있는 오두막보다 나을 게 없는 한 집에 이르렀다. “저게 네 집이다.” 안내하던 천사의 말이었다. “뭐요! 저 집요? 저기서는 살 수 없어요.” “안됐구나. 하지만 네가 보낸 자재로는 저 정도밖에 지을 수 없었단다.” 천사의 말이었다. 천국에서 살 집은 우리가 살아생전 보낸, 딱 그 자재로만 지어진단다. 그곳 곳간에는 지상의 곳간에서 비워 낸 것만큼만 쌓였다나.

 

우리가 살면서 비운 만큼 하늘의 곳간에 쌓인다는 거다. 지금 많은 이가 이기주의와 황금만능에 빠져 산다. 그들은 영적인 삶에는 전혀 관심이 없기에, 하느님 나라는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재물만을 위하면서 그것으로 만족해한다. 우리는 과연 하느님 눈에 드는 부자일까, 아니면 어리석을까? 다들 하느님 눈에 드는 지혜로운 부자가 되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으셨다. “어떤 부유한 이가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래서 그는 내가 수확한 것을 모울 데가 없으니 어떻게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말하였다. ‘이렇게 해야지. 곳간들을 헐고 더 크게 지어, 거기에다 내 곡식과 재물을 모아야겠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말해야지. , 네가 여러 해 쓸 많은 것을 쌓았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그러나 하느님께서 이르셨다. ‘이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 네 목숨을 되찾아 가리라. 그러면 네가 마련한 것은 누구 차지냐?’ 자신을 위해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하지 못한 이는 이렇다.”(루카 12,16-21 참조)’

 

예수님께서 알려 준 재물을 올바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는 자신이 쌓아 놓은 재물 모두에 온갖 희망을 걸었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재물을 축적하는 데에만 있었지, 진정 남과 나눌 줄을 몰랐다. 그는 그 재물과 함께 영원히 살줄로만 생각을 했다. 예수님은 이 부자야말로 하느님 눈에 가장 어리석고 가련한 이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리석은 이 부자의 소유욕은 물질 만능 생각에 얼빠진 우리 모두에게 경종이 된다. 많은 부를 얻은 그는 그것이 순전히 자신의 노력 대가라고 여겨 더 큰 곳간에 쌓아 두고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기려 했다. 공동체에서의 분배의 정의보다 부가 부를 창출해 내고, 갑질의 타성에 젖게 하는 부의 대물림이 현실화된 우리의 천민자본주의 감각이 예수님 시대와 다르지 않다는 것에 그저 놀랍기만 하다.

 

소유한 재산을 마음껏 써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해서 아쉬운 이보다는, 살아가야 할 날이 구만리 같이 멀게 느껴지지만 의식주가 걱정되는 이가 더 많은 세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곧 끝날 수도 있다는 작은 마음이 있다면, 물질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가 소유한 재산은 말 그대로 우리의 것이기에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눔의 미덕을 늘 갖자. 아무리 자기만이 애써 벌어 늘린 재산이라 할지라도, 거기에는 다른 이들의 땀과 희생, 심지어는 눈물까지도 어는 한 곳에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말자. 그러기에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삶이기에, 여분의 일은 일단 접고 나를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짬을 내어 도와주며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었다. 돈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고 친구를 배반하고 부모까지 모른 체하는 세상이란다. 경제가 최고의 가치가 된 지경, 이걸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자고 안달이다. 자연도 서슴없이 파괴하고 질서도 금방 바꾸려 든다. 이게 현실이 되어버린 게다. 그렇게 하면 진정 행복한 이 세상이 당장이라도 오는 것인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이기적 소유의 본능을 이겨 낼 수 있는 나눔의 삶이 있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라는 말씀은, 우리가 결국 하느님께 돌아갈 때 세상 것들을 다 내려놓고 빈손으로 돌아가야 할 것임을 기억하게 한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다. 내가 소유한 것보다 나를 소유하고 계신 하느님을 기억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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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곳간,재물,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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