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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사랑의 힘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19 조회수2,158 추천수7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29주간 목요일


 < 여러분이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기초로 삼아,
하느님의 온갖 충만하심으로 충만하게 되기를 빕니다. >


독서: 에페소서 3,14-21






하느님의 아들이며 말씀이신 그리스도


(1540-1550), 모스크바 크레믈린 Cathedral of the Sleeper


 

아프리카에 호랑이를 기르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호랑이는 산에서 주워온 것으로, 새끼일 때부터 집에서 기르다보니 호랑이의 사나운 성질을 찾아볼 수 없고, 마치 고양이처럼 길이 잘 들여져 있었습니다.

하루는 주인이 호랑이를 곁에 둔 채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자던 중 갑작스런 통증에 잠이 깼는데 눈을 떠보니 호랑이가 자신의 손목을 물고 있었습니다. 그는 깜짝 놀라 호랑이를 밀치려 했으나, 이미 호랑이는 이전의 호랑이가 아니었습니다. 호랑이는 두 눈에 빨간 불을 켜고 주인을 통째로 삼키려는 듯이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깜짝 놀라 한 손을 호랑이에게 내어준 채로 옆에 있던 총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호랑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결국 호랑이는 죽었습니다.

그는 호랑이가 왜 갑자기 돌변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이유를 찾아본 결과 그가 잠든 사이 호랑이는 상처 난 그의 손을 핥다가 흘러나온 피를 맛 보고는 호랑이의 본성을 드러내어 그의 손뿐이 아니라 온몸을 삼키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순간 우리는 얼어있는 것만 같았던 대지 속에서 생명이 여기저기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보이지 않는 저 속에 처음부터 엄청난 생명력이 숨 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생명력은 너무도 강력하여 죽어있는 것만 같았던 온 세상을 푸르게 물들이고 꽃으로 장식합니다. 자연은 그 조용히 용솟음치는 내적 에너지를 잡아만 둘 힘이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연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여름이면 수풀이 우거지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고 낙엽이 지며 겨울이면 잠시 죽은 듯 보이지만 봄이 오면 여지없이 이전의 모습을 다시 찾습니다. 닭이 독수리가 되겠다고 노력하지도 않고 사과나무가 혹시 자기에게서 배가 열리지 않을까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자연은 그저 강요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자신이 받은 본성대로 살아갑니다. 본성은 강요해서 드러나는 무엇이 아닙니다. 개는 개의 본성대로 살고 감나무는 감나무의 본성대로 감을 열매로 맺습니다. 그러나 그 본성대로 사는 자연의 힘은 그 얼마나 강력합니다. 세상 어떤 힘도 아침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고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직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만이 하느님의 본성대로 살지 못합니다. 혹시 하느님의 가르침대로 살려고 하더라도 매우 인위적이라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선행을 우리는 위선이라 부릅니다. 바리사이들이 자신들의 신앙생활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하였습니다. 자랑한다는 것은 자연적으로 나온 행위가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무언가를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한 행위이기 때문에 본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런 척만 한 것입니다. 돌고래를 억지로 춤추게 하고 원숭이를 길들여 억지로 쇼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쇼가 끝나면 그들은 다시 짐승 우리로 돌아가야만 합니다.

 

반면 구원은 그렇지 않습니다. 본성의 변화를 수반합니다. 우리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며 그분의 본성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하느님이 자녀이고 그리스도와 한 본성을 소유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바오로는 이 구원의 신비를 에페소인들에게 이렇게 표현합니다.

 

아버지께서 당신의 풍성한 영광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여러분의 내적 인간이 당신 힘으로 굳세어지게 하시고, 여러분의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 안에 사시게 하시며, 여러분이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기초로 삼게 하시기를 빕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는 힘으로, 우리가 청하거나 생각하는 모든 것보다 훨씬 더 풍성히 이루어 주실 수 있는 분인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오시게 되면 성령으로 사랑의 에너지를 용솟음치게 하시어 더 이상 미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됩니다. 억지로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하느님의 본성이고 그 본성이 자연적으로 용솟음쳐 인간의 힘으로는 그 사랑을 막을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랑의 에너지가 우리 내적 인간 안에서 용솟음칠 때 우리 안에 사랑이신 예수님께서 그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확신하게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독서에서 우리 안에 뿌리내린 그리스도로부터 용솟음치는 사랑의 힘이 충만하기를 빈다고 말합니다.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솟아날 수 있는 사랑의 에너지를 품게 된다면 얼마나 기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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