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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21 금/ 하느님 안에서의 공생의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20 조회수1,482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29주 금, 루카 12,54-59(16.10.21)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루카 12,56)





Signs of the times







하느님 안에서의 공생의 길

오늘의 말씀은 부르심을 받은 우리가 무엇에 집중하여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가르쳐줍니다. 먼저 바오로 사도는 상호간의 관계에 대해 말합니다. "여러분이 받은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겸손과 온유를 다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사랑으로 서로 참아 주며, 성령께서 평화의 끈으로 이루어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십시오.”(에페 4,1-3)

부르심에 대한 응답은 사랑이신 주님께로 가는 길이지요. 바오로 사도는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먼저 사랑을 위해 겸손과 온유를 다하라고 합니다. 낮추고 작아지며 하느님의 사랑으로 다른 이들을 존중하며, 엄격함과 냉정함과 완고함을 버리고 남을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랑으로 대하라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서로 참아 주라 합니다. 사랑은 인내입니다. 남의 볼썽사나운 모습과 옳지 못한 행동, 오만하고 모욕적인 언사, 이기적인 처신과 악행을 참아 낼 수 있는 것은 사랑뿐입니다. 물론 감상적 사랑으로 그러한 것들을 묵인하라는 것은 아니지요. 참 사랑은 또한 정의로워야 하는 까닭입니다.

끝으로 바오로 사도는 성령께서 이루어주신 일치를 보존하도록 애쓰라고 합니다. 우리는 연약함과 사랑의 결핍, 자기중심적 경향 등으로 분열되고 갈등 속에 빠지곤 하지요. 사랑이 부족하면 일치도 깨지기 십상입니다. 일치가 깨질 때 성령의 작용도 멈춰버리고 행복은 뒷걸음질칠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좀 더 넓은 사회적 차원에서 부르심에 대한 응답의 자세를 알려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군중들에게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루카 12,56-57)고 하시며 탄식하십니다. 이는 오늘 우리를 향한 질타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에는 신앙인들마저도 하느님 나라의 진리나 사랑, 영적인 가치는 깨닫지 못하면서 세상 지식에 몰두하여 살아갑니다. 또 얼핏 보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 내면의 평화와 행복만을 위해 기도하며, 남에게 잘 보이려고 선행과 기부를 하고, 심리적 정서적 만족을 위해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시대의 징표를 읽으라 하십니다. 자신을 벗어나 다른 이들에게로 눈을 돌리라는 것이지요. 행려인들, 실직자들, 갑을관계의 부당하고 불평등하며 비인간적인 구조 속에서 절규하는 이들, 금수저와 흙수저의 차별 속에 절망하는 이들,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서 발생하는 온갖 부조리들, 정치권력의 부패, 인간성을 짓밟는 자본의 횡포, 생태계 파괴 등이 던져주는 표징을 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무 관계도 없는 남남이 결코 아닙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소중한 자녀들이지요. 그렇다면 다른 이들의 아픔과 신음소리에 귀를 막아서는 안 됩니다. 삶을 향한 절규 앞에, 부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 저미는 분노와 슬픔에 마음의 문을 닫아서도 안 됩니다. 다들 힘들어 하고 고통스러워하는데 나 혼자만 행복할 수야 없지 않습니까!

지금부터라도 서로를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며, 시대의 표징을 읽으며 이 땅의 아파하고 슬퍼하며 억울하고 비참함의 늪을 헤매는 이웃과 함께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길을 걸어가도록 온 마음과 힘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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