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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25 화/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24 조회수3,325 추천수9 반대(0) 신고




연중 30주 화, 루카 13,18-21(16.10.25)


“겨자씨는 자라서 나무가 되었다.”(루카 13,19)





The parable of the mustard seed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누룩과 같다고 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좁쌀보다 작은 겨자씨가 1.5-3미터 크기의 큰 나무로 자라나 새들이 가지에 깃들이듯 미소한 것이라 해도 하느님을 품고 있습니다. 또 백 명이 먹고도 남을 만큼의 많은 빵을 구울 수 있는 밀가루를 부풀리게 하는 누룩처럼 생명의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통치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극히 사소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을 통해서도 하느님 뜻이 드러날 것입니다. 또한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가 썩어 없어지고, 누룩이 밀가루를 부풀리고 흔적 없이 사라짐으로써 성장할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돌아봅니다. 스마트폰에 눈과 손을 고정하며 살아가는 디지털 정보사회에서 사람들의 뇌도 깊은 성찰과 분별없이 자극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팝콘 브레인’이 되어간다고 하지요. 내 이익과 관련되거나 자극적인 것들이 아니면 그냥 지나쳐버리기 십상입니다.

이런 피상적 관심 속에 평범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삶이나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자신에 대해서도 가시적인 능력이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 불만을 표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닌 존재는 아무것도 없지요.

우리 삶에서 겨자씨와 누룩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작은 배려, 보이지 않는 선행, 부드러운 말씨, 고통 받는 이들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 불평등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들의 절규에 함께하는 행동 그런 것들이겠지요. 그런 마음과 손길이 모아질 때 사랑과 정의와 평화가 넘치는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눈에 가치 없어 보이고 사소한 것을 이용해서도 엄청난 선과 사랑을 이루시며, 그것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십니다. 곧 하느님 나라는 우리의 사소한 일상, 나의 작은 생각, 하찮아 보이는 사람, 평범한 말과 행동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른 한편 겨자씨가 자라나 하늘의 새가 깃들일 정도의 큰 나무가 되려면 씨는 땅에 묻혀 썩어 없어져야 함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변화와 성장은 희생과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헌신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우리도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내가 죽어 모두를 살리고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이 되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오늘도 사소한 일상사와 하찮아 보이는 이들 안에 숨어있는 하느님의 씨앗을 소중히 여기며,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의미와 희망을 발견하고, 자신이 변화되고 희생함으로써 다른 이들의 누룩이 되도록 힘쓰는 창조의 날이 되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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