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25 조회수3,827 추천수18 반대(0)

적성 성당엘 다녀왔습니다. 본당 설립 20주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17년 전에 본당신부로 3년간 있었습니다. 축하행사는 음악회, 감사미사, 저녁식사로 준비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은 17년이 지났어도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못 알아 볼 정도로 키도 컸고, 체격도 좋아졌습니다. 벽돌이 쌓여서 집을 이루듯이, 지난 20년 시간이 지나면서 성당은 더욱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로 성장하였습니다. 성당에서 사목을 하셨던 신부님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리움, 고향, 설렘, 나눔, 자연이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정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적성(積城) 성당이 이름처럼 믿음, 희망, 사랑을 가득 쌓을 수 있는 성당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저도 함께했던 추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약수터로 가서 아이들이 마실 물을 떠오기도 했습니다. 임진강에서 낚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벼를 베기도 했고, 추석과 설날에는 차량 봉사를 했습니다. 미사에 오신 분들에게 번호표를 나누어 주었고, 추첨을 해서 선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3학년 진성이와 산보를 함께 했는데, 아이가 신부님 산보는 어디에 있어요?’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산보를 가자고 했기 때문에 아이는 산보가 어느 장소인줄 알았던 것 같습니다. 성당 차를 놓친 아이들이 3시간을 걸어서 성당에 왔을 때는 감동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자장면을 사주었고, 아이들만을 위한 미사를 함께 했습니다.

 

저는 가끔씩 사진 앨범을 보곤 합니다. 30년 전의 모습, 20년 전의 모습, 10년 전의 모습, 지금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나는 예전의 나의 모습에서 얼마나 발전했을까? 순수하고, 깨끗했던 모습은 많이 사라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외모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30년 전의 저와 지금의 저는 별개의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거치면서 계속 이어져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열심히 기도하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했으면 가능성은 현실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만하고,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소홀했으면 가능성은 가능성으로 남아 있거나, 사라졌을 것입니다.

 

욥기 87절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보잘것없겠지만 나중에는 훌륭하게 될 것일세.” 작은 씨앗은 커다랗게 자라고, 열매를 맺는 것을 봅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가 자신은 물론 남을 도울 수 있을 만큼 자라는 것도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나라도 이와 비슷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시작은 겨자씨와 같지만 자라서 큰 나무가 되고 새들이 와서 머물 정도가 된다고 하십니다. 누룩과 같아서 부풀어 오르면 맛있는 빵이 된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안에 감추어졌던 놀라운 가능성을 보았고, 제자들에게 믿음과 사랑을 주셨습니다. 비록 시작은 12명이었지만 지금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들은 수많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박해와 시련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 세우신 교회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커다란 공헌을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조건을 보시고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을 배반했음에도, 다시 악의 유혹에 빠져서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들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살 때, 비록 현실은 작고 초라할지라도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큰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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