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27 조회수1,618 추천수13 반대(0)

 

교구청 마당에도 떨어진 나뭇잎이 바람에 날리곤 합니다. 나뭇잎이 떨어져 낙엽이 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낙엽이 되지 않으면 새로운 잎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이 다가 올 때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으면 나무는 얼어붙은 대지 아래에서 양분을 얻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낙엽이 된다는 것은 긴 겨울을 이겨내려는 나무의 지혜이기도 합니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있었습니다. 경찰의 물대포로 인해 사망한 백남기 어르신과 유족에 대한 사과였으면 좋겠지만 그런 사과는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나누어주었던 여인에 대한 사과였습니다. 대통령의 권위를 등에 업은 여인은 많은 비리와 의혹에 연루되었습니다. 책임이 없는 권력은 질서와 법을 무시할 수 있습니다. 칼은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칼은 사람을 다치게 하는 흉기도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권력은 늘 공정해야 하고, 합당해야 하고, 조직 안에서 유지되어야 합니다. 진심어린 사과는 행동이 있어야 합니다.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고,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은 조사를 받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초기에 대응을 잘 하면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것들이 미루고, 변명하고, 숨기려하면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이라는 권력 앞에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두려워하거나, 피하거나,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십자가를 남에게 넘기지 않았습니다. 외로움도, 고통도, 죽음도 받아들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회는 병인박해 150주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순교자들은 복음을 증언하였고, 목숨을 바쳐서 신앙을 지켰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가 전한 이야기를 가슴에 담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전투 상대는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권력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령들입니다. 진리로 허리에 띠를 두르고 의로움의 갑옷을 입고 굳건히 서십시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위한 준비의 신을 신으십시오. 무엇보다도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여러분은 늘 성령 안에서 온갖 기도와 간구를 올려 간청하십시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내를 다하고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며 깨어 있으십시오.”

 

10월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내가 헛되이 버린 시간들은 없는지, 내가 나의 영혼을 위해서, 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낙엽이 지는 10월입니다. 의미 있는 일에, 보람 있는 일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일에 나의 정성과 마음을 담아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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