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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0.29." 누가 너를 혼인 잔치에 초대 하거든 윗자리 ~ "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29 조회수1,143 추천수2 반대(0) 신고

루가 14,1.7-11(연중 30주 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받은 이들이 서로 윗자리를 차지하려는 모습을 보시고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누가 너를 혼인잔치에 초대하거든 윗자리에 앉지 마라.

 

~끝자리에 가서 앉아라.”(루카 14,8-10)

 

 

 

   이 비유 속에서 초대받은 사람의 관심은 온통 자리와 대우에 쏠려 있습니다. 그는 혼인잔치의 기쁨보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윗자리’에만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또 초대 해준 사람의 호의에 대한 감사보다, 자신에게 대해주는 대우에만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 잔치에 초대받은 이에게 중요한 것은‘자리’가 아니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이며, 자신에 대한 ‘대우’가 아니라 초대해주신 분의 호의에 감사드리는 일일 것입니다.

 

   사실, 혼인잔치의 기쁨(초대한 분의 기쁨)은 어느 자리에나 다 차고 넘친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기쁨에 있어서는 윗자리와 맨 끝자리가 따로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에게 있어서는 자리가 기쁨이 되고 있으니, 분명 높아지고자 하는 욕심을 채우는 것이 기쁨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관심이 쏠려 있는가? 자리인가? 자리와 역할인가?

 

아니면 호의에 대한 감사와 기쁨인가?

 

또 누구에게 관심이 쏠려 있는가? 우리를 초대한 분인가? 주위의 형제들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에 대한 대우인가?

 

 

 

   혹 오늘 우리를 초대해주신 하느님의 호의와 자비에 대해 감사드리며 기뻐하면서도, 여전히 자리와 역할과 대우에 시선이 쏠려 있지는 않는지요? 그것은 우리를 초대해주신 분을 위하기보다, 우리 자신을 위하고 있는 까닭은 아닐 런지요?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여질 것입니다.”(루카 14,11)

 

 

 

  그렇습니다. 사람의 ‘높고 낮음’이 자신의 욕심이나 자기추구에 의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초대하신 분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그래서 이 문장의 종결어미는 ‘낮아지고’ 혹은 ‘높아질 것이다’는 수동태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곧 높낮이는 자신이 정하거나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배정되는 것이며 주어지는 것이고 부여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겸손’이란 어느 자리를 차지하느냐? 에 있는 것이 아니라, 초대하신 분 앞에 초대받은 자로서 있느냐? 하는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곧 하느님 앞에 선 자기 실존에 대한 깨달음과 태도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는 하느님께 ‘초대받은 사람들’이라 자처하는 우리에게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초대한 이 혼인잔치에는 말씀과 성찬의 밥상이 너끈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이 밥상은 윗자리에나, 맨 끝자리에나, 그 어느 자리에나, 모두 풍성합니다. 위에 있는 이들에게나, 아래에 있는 이들에게나,모두 풍성합니다.

 

   그렇습니다. 자리 밑에서 부스러기만 주어먹을 수 있어도 그것은 행복입니다. 잔치에 초대받은 것만도 이미 행복입니다. 참으로 기뻐하고 감사할 일입니다. 함께 기뻐하는 이들이 있기에 더 큰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그러기에, 초대하신 분의 기쁨을 함께 나눌 줄 알아야 할 일입니다. 그분의 호의에 기뻐하고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사실, 이 밥상은 하느님이신 분이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십자가에 죽기까지 순명하시어 차려놓으신 밥상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공동체에 초대해주신 하느님의 호의와 자비에 대해 감사드리며 기뻐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이나 형제들의 자리와 역할, 그리고 자신에 대한 형제들의 대우에 시선을 두지 말 일입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아버지 앞에 자신을 내놓으시어 당신의 몸으로 밥상을 차리시고 섬기시면서 아버지 앞에서 높여지셨듯이, 우리 역시 하느님 앞에 자신을 내놓아 온 몸을 낮추어 형제들의 밥이 되는 본연의 자리에 머물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루카 14,11)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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