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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0.30 주일/ 자존심을 버리고 거룩한 자존감을 되찾을 때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29 조회수2,192 추천수4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31주일, 루카 19,1-10(16.10.3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루카 19,10)





The chief tax collector Zacchaeus







자존심을 버리고 거룩한 자존감을 되찾을 때

오늘 복음은 자캐오가 예리코에 오신 예수님을 만나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입니다.

자캐오는 세관장이고 부자였습니다. 그는 부와 권세를 누렸기에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었지요. 그러나 그는 키가 작았습니다. 다시 말해 세상 권세와 재물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견고히 쌓아왔기에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듯 했겠지요. 키가 작은(19,3) 자캐오는 자기 기준으로 키우고 지켜온 자존심은 컸지만 하느님 앞에서의 '거룩한 자존감'은 매우 낮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영혼의 저 깊은데서부터 거룩함의 빛을 갈망하게 되어 예수님께로 다가갑니다.

사실 자존심과 자존감 둘 다 자신을 좋게 평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지요. 그러나 자존심은 남과의 경쟁 속에서 얻는 긍정적 평가나 의식이기에 패배하면 한없이 곤두박질 칩니다. 한편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 대한 확고한 사랑과 믿음이기에 상황에 따라 급변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거룩한 자존감'은 하느님 때문에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기억하고, 하느님의 일을 하기에 기쁨을 가져다줍니다.

'주님의 불멸의 영이 만물 안에 들어있기에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께서는 모두를 소중히 여기심'(지혜 11,26; 12,1)을 늘 기억해야겠지요. 아마도 그것을 망각한 채 살아오던 자캐오는 깊은 번뇌와 불안 속에 살아왔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던 그가 "지나가시던 예수님을 보려고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갑니다."(19,4) 벌써 그는 자존심을 벗어던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체면도 권세도 다 내려놓고 예수님을 보는 것에 몰두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자캐오의 집에 머물겠다 하시니 그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맞아들입니다."(19,6) 자기 중심의 자존심을 버리고 주님을 영접함으로써 하느님께서 주시는 자존감을 회복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바오로 사도와 함께 "하느님께서 우리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주시기를"(2테살 1,11) 간절히 기도해야겠습니다. 자캐오처럼 이기적인 자존심을 버리고 거룩한 자존감을 회복할 때 비로소 주님과 일치하고 영적 통합이 이루어지며 행복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입니다.

관념적으로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린 것이 아니라 세관장 시절의 어두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고 남의 것을 횡령했다면 네 곱절로 갚겠다고 함으로써(19,8) 정의를 실현한 자캐오를 본받아야겠습니다. 우리도 주님의 사랑 가득한 눈길을 떠올리며 사랑과 정의를 실행함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해야겠지요.

참 행복과 영원한 생명을 바라거든 현세의 것들을 이용해 자기 품위를 들어높이고, 남이 나를 인정해주고 받아들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그 대신 자캐오처럼 주님께 눈길을 돌림으로써 자신이 참으로 소중한 존재임을 알아차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거룩한 자존감을 회복하여 세상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며 기쁘게 살아야겠습니다.

오늘도 쓸데없는 자존심을 버리고 주님 안에서 거룩한 자존감을 회복하는 기쁘고 복된 날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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