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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인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6-10-31 조회수1,449 추천수5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인입니다!"

 과거에 한 고위관리가

한 항구도시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마침 항구에는 큰 배 한척이

정박해있었는데,

배위에는 발에 쇠고랑이 채워진

수많은 죄수들이 앉아있었습니다.

그들이 주로 하는 일은 배가 출항할 때

갑판 밑으로 내려가 있는 힘을 다해

노를 젓는 것이었습니다.

백성들을 끔찍이도 사랑하는

공무원이었던 그는 너무나

안쓰러웠던 나머지 죄수들이

타고 있던 배위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식사는 잘 나오는지?

잠은 어디서 자는지?

이것 저 것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죄수 한명 한명에게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물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죄수들의

 대답은 한결같았습니다.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저는 희생양입니다.”

“저는 누명을 쓰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친구의 꼬임에 넘어가

 여기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재판관을 잘못 만나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한 사람만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정말이지 큰 죄인입니다.

남의 재산을 훔쳐 선량한

사람에게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저는 지금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한 죄인입니다.”

 고위관리는 그 특별한 죄인에게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둘러서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다들 무죄한

사람들만 있는데,

딱 한 사람 죄 많은

사람이 있군요.

이 죄인이 여기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데려가겠습니다.”

 하면서 그 사람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 이제 자유의 몸입니다.

이제 다시는 죄짓지 마십시오.”

 요즘 우리 사회 현실과

너무나 흡사한 광경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심각한 상처를 입은

사람이 참으로 많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참혹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자신의 잘못에

용서를 청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쿨’하게 “제가 죄인입니다!”라고

외치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습니다.

다들 억울하답니다.

다들 나는 관련 없는 사람이랍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세상에서

가장 큰 무지(無知)는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자신이 얼마나 나약하고 하찮은

존재인지를 모르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신앙생활 안에서

 겸손의 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파악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외치십니다.

“무슨 일이든 이기심이나

 허영심으로 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 남을 자기보다

 낫게 여기십시오.”

(필리피서 2자 3절)

 이런 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행보가

크게 돋보입니다.

 그분은 공개석상에서

틈만 나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은 큰 죄인입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 역시 자신의 처지를

잘 파악하기로 유명했습니다.

한번은 한 추종자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악한

사람인 동시에 가장 큰 죄인입니다.”

 그러자 그 제자는 어이없어하며

이렇게 따졌습니다.

“아니, 스승님. 그런 말씀은

너무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말씀입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자네가 잘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사실

 나는 참으로 큰 죄인,

죄인 중의 죄인이라네.

만일 하느님께서 내게 베푸신

이 큰 은총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베푸셨다면 그들 모두는

 나보다 훨씬 더 큰 사람들이

되고도 남았을 걸세.”

 바오로 사도 역시 같은

노선을 걸으셨습니다.

그는 티모테오 1서에서

이렇게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나는 그 가운데에서

 첫째가는 죄인입니다.”

(티모테오 1서 1장 15절)

 오늘 하루 ‘내가 누군지 아느냐?

나는 죄 없다.’고 외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나보다

더 큰 죄인이 없다.’며

 겸손하게 고백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느님께서는

 새 삶의 지평을

활짝 열어주실 것입니다.

참된 회개와 새 생명의 길로

우리를 안내하실 것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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