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위령의 날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2 조회수1,734 추천수13 반대(0)

지난 10월에 새남터에서 절두산 성지까지 4번 순례를 하였습니다. 복음화 학교의 공동체, 성소 후원회 임원, 교구청 직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지인과 함께 순례를 하였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순례를 할 때는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지인과 함께 하면서 새남터 성당의 도록도 보았고, 전시된 성물도 보았고, 기념관에서 순교자들에 대한 기록물도 보았습니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이라는 말처럼 행사로 순례를 할 때는 바쁘다는 이유로 제대로 순례를 하지 못하였습니다. 가끔씩 혼자서 성지순례를 한다는 지인은 성지순례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함께 사는 동창신부님은 무슨 일을 할 경우, 늘 기본을 생각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배울 수 있고, 실력이 늘 수 있고, 오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익지도 않은 과일을 먹으려했던 것처럼 무슨 일이든지 서두르는 저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기도, 운동, 만남은 모두 기본이 중요합니다. 조금 힘이 들어도 하나씩 배우면 이치를 알게 되고, 이치를 알게 되면 힘이 빠지고, 힘이 빠지면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이끌어 주심을 느끼게 됩니다. 기본을 모르면 편법을 쓰게 되고, 힘으로 하기 때문에 본인도, 이웃도 힘들게 하기 마련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한국교회는 많은 성장을 하였습니다. 10년마다 신자는 100만 명씩 증가하였습니다. 성직자의 수도 늘었습니다. 성당도 많이 생겼습니다. 한국사회에서 천주교회는 듬직한 믿음을 주었습니다. 사회복지 시설도 천주교에서 많이 운영하였습니다. 감사할 일이고, 보람 있는 일이고, 앞으로도 더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한국교회는 그늘도 있습니다. 주일 미사 참례를 하는 신자가 20%을 조금 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았지만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형화, 중산층화 되면서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적어지고 있습니다. 물질주의와 자본주의는 교회의 심장에도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야기 하십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정의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주님 때문에 모욕을 받고 박해를 받는 사람들입니다. 그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은 한분도 빠짐없이 하느님께로 갈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에는 머물 곳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들 또한 우리의 이웃을 상대평가하기 보다는 잘한 것 그 하나만으로도 이해하고 받아 줄 수 있는 절대평가를 하면서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하시고, 양 냄새 나는 목자가 되어야 한다고 하시고, 상처를 입더라도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거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교황님께서 발표하신 복음의 기쁨은 우리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위령의 날을 지내면서 천상병 시인의 귀천(歸天)’이라는 시를 함께 하고 싶습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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