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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5 토/ 참 주인을 성실히 섬기며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4 조회수1,269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31주 토, 루카 16,9-15(16.11.5)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루카 16,13)












참 주인을 성실히 섬기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하느님을 섬겨야 하는지를 가르치십니다.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은 우리 삶을 방향과 목적을 분명함으로써 행복으로 나아가는 길이지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16,13)고 하십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지음 받은 인간에게 있어 하느님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궁극적인 삶의 목표요 존재이유라는 말씀이지요. 그러니 하느님을 현세 재물과 그 밖의 인간사 가운데 하나로 똑같이 취급한다면 출발점부터가 어긋나버려 착각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을 섬기기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섬겨야 할 하느님은 상황에 따라 또는 기분 내키는 대로 선택하거나 이용할 대상이 결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데 온갖 편의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돈과 디지털 기기들, 그리고 감각을 자극하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들은 알게 모르게 하느님을 망각하도록 의식을 마비시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느님과 세상, 하느님과 돈, 하느님의 말씀과 현세 가치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갈팡질팡하는 신자들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그러나 돈을 좋아하면서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으며, 육적이고 세속적이며, 물질 중심적이고 돈을 우상처럼 섬기면서 동시에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섬기는 데 있어 중요한 자세로 ‘성실성’을 요구하십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은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고’(16,10),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도 성실하며’(16,11),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한 사람’(16,12)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실성이란 섬겨야 할 하느님을 삶의 목표와 존재이유로 삼고 그분께 시선을 집중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또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늘 기억하면서 그분께서 주신 모든 것들을 공동의 선과 다른 이들을 위한 사랑에 쓰는 것을 멈추지 않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세상의 온갖 가치를 이용하여 가난한 이들에게 선을 행함으로써 하늘에 보물을 쌓는 자세를 말합니다.

우리 모두 현세 물질과 이기적이고 인간중심적인 가치와 힘을 하느님 위에 두어 우상에 빠지거나, 둘을 똑같은 것으로 여겨 양다리를 걸치지 않도록 정신 차려야겠습니다. 스스로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현세 가치와 물질을 하느님보다 귀하게 여기는 것은 더 가증스러운 것이라고 하신(16,15) 예수님의 경고를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하느님과 세상, 하느님과 재물, 하느님의 정의와 인간이 저지르는 불의 앞에서 양비론이나 중립을 표방하며 분명한 선택을 하지 않은 채 방관하거나 회피하는 태도를 지녀서도 안 되겠지요. 후안무치의 부패 무능 정권의 거짓과 탐욕과 폭력으로 나라 꼴이 말이 아니고 전근대적인 국가의 사유화가 펼쳐치는 이 땅에서, 우리 신앙인들은 과연 무엇을 어떤 태도로 섬기며 살고 있는지 물어야 할 것입니다.

주님, ‘어떤 처지에서도 만족할 줄 알며,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필리 4,11. 13)는 믿음으로 삶의 중심을 바로 잡고 걸어가도록 도와주소서! 주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양 착각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이끌어주시고, 세상의 하찮은 것들에 목숨을 걸지 않고 오직 사랑이신 당신께 시선을 집중하고 당신의 뜻을 실행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소서!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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