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1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5 조회수1,805 추천수9 반대(0)

교구장님의 방침에 따라서 외국인 성소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영국, 필리핀, 콜롬비아, 폴란드에서 온 성소자들입니다. 그분들이 고향을 떠나서 한국으로 온 이유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복음을 선포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입니다. 한 달에 한번은 그분들과 기도를 함께하고, 저녁식사도 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한국까지 올 수 있도록 확신을 준 것은 재물, 명예, 권력, 성공, 야망이 아니었습니다.

 

창조, 부활, 하느님, 예수님, 사랑, 성사에 대한 교리를 성서의 말씀에 따라서 읽고, 느낌을 나누고, 삶 속에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성서에 있었던 사건들 출애굽, 유배, 예수님의 탄생, 공생활과 같은 성서의 말씀을 중심으로 함께 읽고, 자신들의 의견을 나누며, 삶 속에서 실천하기 때문입니다. 성서의 인물들 아브라함, 야곱, 모세, 다윗, 예언자들, 사도들과 같은 인물들을 중심으로 말씀을 읽고, 나누고, 함께 기도하기 때문입니다. 성서의 말씀을 묵상하는 차원을 넘어서, 성서의 말씀이 지금 나의 삶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체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도움을 주고 있는 복음화 학교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세례는 받았지만 신앙에 대한 확신이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교회에서 세례 이후에 특별하게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 함께 기도하고 신앙을 나누지 않기 때문입니다. 밀밭에 가라지가 함께 자라듯이, 세례를 받아서 신자가 되었지만 신앙의 밭에는 많은 가라지들이 함께 자라기 때문입니다. ‘성공, 명예, 권력, 재물이라는 가라지들이 이제 겨우 뿌리를 내리려는 신앙을 덮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복음화 학교는 바로 이런 분들에게 복음의 기쁨이 무엇인지, 신앙이 무엇인지,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구원을 받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고, 실천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어렴풋이 알던 신앙에 확신과 기쁨을 주기 때문에 나쁜 습관들을 고치게 되고, 의무감이 아닌 사명감으로 살게 됩니다.

 

신앙생활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첫째는 복음삼덕입니다. 복음삼덕은 가난, 순결, 순명입니다. 수도자들은 주님을 위해서 기꺼이 가난을 선택하였습니다. 세상의 것들이 좋기는 하지만 주님을 따르는 것이 더욱 좋기 때문입니다. 흙탕물은 흔들면 흔들수록 더욱 혼탁해 집니다. 조용히 시간을 두고 기다리면 흙탕물은 정화되고 맑은 물이 되는 것을 봅니다. 신앙인은 주님 앞에서 기도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순결입니다. 우리는 자유 의지를 지녔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큰 선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양심을 주셨고, 우리에게 말씀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양심과 말씀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음대로 하는 교만이 아니라, 양심의 뜻에 따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순명입니다. 이 순명이 우리를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줍니다.

 

둘째는 향주삼덕입니다. 향주삼덕은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믿음은 끝까지 믿어주는 믿음입니다. 나에게 잘 해 줄 때만 믿는 것이 아닙니다. 나에게 도움이 될 때만 믿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나에게 잘못을 했어도, 나를 배신했어도 믿어주는 것입니다. 그 믿음이 우리를 죄와 유혹으로부터 벗어나게 합니다. 그 믿음이 영원한 생명의 시작입니다. 희망은 씨앗을 심는 마음입니다. 씨앗 안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마음 안에 있는 희망의 씨앗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힘을 주시고, 사랑을 주셨습니다. 보잘 것 없는 제자들, 나약한 제자들은 큰 열매를 맺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희망의 힘입니다. 사랑은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주님을 보내 주셨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계명도 사랑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새로운 계명을 주겠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십시오.’ 온 마음과 온 정성을 다하는 사랑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릇은 그 안에 무엇을 담는가에 따라서 가치가 더욱 드러납니다. 탐욕, 거짓, 분노, 교만을 담으면 겉은 화려해도 속에서는 악취가 날 것입니다. 믿음, 희망, 사랑을 담는다면 비록 질그릇과 같을 지라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전해 질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 계명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이! 그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으리니, 영원히 의인으로 기억되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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