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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6 주일/ 삶과 죽음에 초연한 부활 신앙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5 조회수2,027 추천수4 반대(0) 신고




다해 연중 32주일, 루카 20,27-38(16.11.6)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루카 20,38)





The Question about the Resurrection







삶과 죽음에 초연한 부활 신앙

이스라엘 백성의 부활신앙은 기원 전 164년 경에 기술된 다니엘서(12,2-3)를 비롯해 이사야서(26,19), 지혜서(7,1-6), 그리고 마카베오서 등에 나타납니다. 예수님 시대에 와서는 죽은 이들의 부활을 두고 바리사이들은 부활을 인정했으나(사도 23,8) 현세 사정이 부활한 뒤에도 지속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한편 주로 고위 사제가문 출신들로 구성된 사두가이들은 성경으로 인정한 모세오경에 없다고 생각되는 죽은 자의 부활이나 천사와 영적 존재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성경해석에서는 보수적이었고, 정치적으로 부패한 유다 당국자들과 로마의 권력과 손을 잡고 실리를 챙겼습니다.

사두가이들은 수혼법(신명 25,5-10)을 들어 부활세계는 지상 삶의 연장일 뿐 다를 바가 없다고 주장하며 예수님을 비웃으려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이 우리의 삶과 죽음의 주관자이시며(20,38), 부활의 삶이란 현세 삶의 연장이 아니며 하느님의 권능으로 시작되는 전혀 새로운 세계임을 가르치십니다(20,35). 바오로 사도도 그런 부활관을 지녔습니다(1코린 15,42-44).

오늘 예수님의 가르침은 인생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또 세상을 살아가며 형성되는 인간관계와 사랑, 삶의 수고와 고통은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부활신앙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하면서도 지나가버릴 현세의 삶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산다면 영원한 생명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그런 삶은 물질과 감각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참 행복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르면, 내세의 삶은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일으키신 부활 때문에 선사받은 새로운 생명입니다. 죽음은 그렇게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옮아가는 것입니다. 죽음은 단절이나 절망과 허무의 골짜기가 아니라 영원으로 가는 징검다리일 뿐입니다. 따라서 마카베오의 형제들은 의로운 이의 부활을 믿고 순교했으며,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도 죽음을 자매(태양의 찬가 27절)라 하였지요.

그런데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1코린 15,19) 우리는 생사의 주관자이신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들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는 그런 희망을 지닐 때 세상살이에서 겪는 온갖 역경과 고통을 견디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굳건한 부활신앙으로 지상에서의 삶이 생명의 전부가 아님을 알아차려 현실에 초연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세 재화나 명예, 다양한 인간관계 등 세상살이에서 주어지고 만나게 되는 그 어떤 것도 전부가 아님을 알고 그 무엇에도 매이거나 연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요. 국가권력에 의한 탄압과 허수아비 언론, 자본가들의 횡포에 하느님의 힘으로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오늘 생명과 죽음이 얼굴을 마주보며 또 다른 생명을 향해 달려가는 자연의 변화를 보며, 죽음이 생명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임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하며 지금 이 순간에 생명과 죽음 전부를 담아내도록 혼신을 다 하고, 희로애락이 산책하는 일상 속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발견했으면 합니다. 하느님과 함께 누리는 생명은 끝이 없고, 하느님 안에서는 삶도 죽음도 궁극적인 의미요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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