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교회는 8월 15일을 성모 승천 대축일로 지냅니다. 교회가 언제부터 성모 승천을 성대하게 기념하게 됐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승천에 관한 기록은 신약 성경과 초대 교회 문헌 어느 곳에도 명확하게 언급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회 역사학자들은 교회가 4세기께부터 이 축일을 지내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교회가 성모 승천을 공적으로 기념한 것은 5세기 초 예루살렘 교회가 8월 15일 성모를 ‘하느님의 어머니’로 공경하는 축일로 지내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그 후 교회는 6세기께 이 축일을 ‘성모 안식 축일(Dormitio)’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순교자들과 성인들을 그들의 선종일에 맞춰 기념하던 관습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성모 마리아가 하늘나라에 올림을 받아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음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성모 안식 축일’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이후 승모 승천 대축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 25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12월 8일) 등과 함께 교회 전례력에서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기념하는 대축일 중 하나로 지켜져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성모 승천이 가톨릭교회의 믿을 교리로 공식 선포된 것은 불과 72년 전의 일입니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년)가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지상의 생애를 마치신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의 영광에로 들어 올림 받으셨다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진리”라고 선포하였습니다. 그 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티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조금도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으며 지상 생활을 마치신 후에,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으로 부르심을 받으시어, 주님으로부터 천지의 모후로 추대 받으셨다(「교회 헌장」 59항)”며 성모 승천 교리를 교회의 정통 교리로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성모 승천을 ‘믿을 교리’로 선포하면서까지 마리아에게 각별한 영예와 공경을 바치는 이유는 마리아가 구세사에서 수행한 탁월한 역할 때문입니다. 마리아는 동정녀임에도 불구하고 성령으로 아들을 낳으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예’라고 순명함으로써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성부의 뜻과 성자의 구속 사업과 성령의 모든 활동에 전적으로 따르고 참여함으로써 교회를 위하여 신앙과 사랑의 모범(「가톨릭교회 교리서」 967항)”이 된 것입니다. 아들 예수가 그랬듯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들여 순명하고, 평생 하느님의 뜻만을 따라 살며 구원 사업에 협력한 점을 인정해 교회는 성모에게 특별한 영예를 드리는 것입니다. 마리아를 우리의 거룩한 어머니로 공경한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뜻을 찾는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모든 인간이 서로 사랑하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라고 권고하시고, 또 사사로운 이익이나 욕망에서 벗어나 모든 인류가 가진 바를 나누고 살아가는 참다운 섬김의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내 것’, ‘나를 위해 남겨 둔 몫’을 찾기보다 ‘너의 몫’을 챙겨주는 따뜻한 사랑을 실천할 때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받아들이실 것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8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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