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7 조회수2,108 추천수18 반대(0)

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사과를 하였습니다. 공적인 조직과 함께 하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과 국정을 논의했기 때문입니다. 공적인 조직은 인사검증 시스템을 통해서 그 자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기 때문에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에 따라서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따질 수 있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사람은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있습니다. 사적인 문제를 논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정책과 결정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첫째는 전문성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눈앞의 일은 보지만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정보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책임의 소재를 가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의혹과 비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책임지지 않는 권력은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되기 마련입니다. 세 번째는 국가의 기강을 무너트리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간 공정한 경쟁과 노력을 통해서 전문성을 키운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사고와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식이 아쉬운 것도 그 때문입니다. 개성공단 폐쇄, 사드배치 결정, 국정교과서 강행은 국제정세와 국민의 정서를 고려해야하고, 보다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 했습니다. 이제라도 선출된 공적인 조직을 신뢰하고, 국민과 야당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본당에서 사목을 할 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가정에 충실하고, 이웃에게 모범이 되고, 본인의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기쁘게 본당 사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믿고, 함께 해 주신 분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충남 태안의 천수만에서 가족캠프를 하였고, 베론 성지로 기차 성지순례를 하였고, 절두산 성지까지 도보 순례를 하였고, 멀리 안동까지 연도를 하러 갔었습니다. 저보다 더 성당의 물품을 아끼고, 청소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매주 교우들을 위해서 점심을 준비해 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진실한 말과 행동으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폭우가 내리는 날 성당에 오셔서 창문을 닫고, 하수구에서 오물을 걷어내고, 성모상 앞에서 조용히 기도하시던 분,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시던 분, 본당 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잘못한 이웃을 용서하시던 분, 기도로서 제게 힘을 주시던 분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사도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비록 사도들이 믿음이 부족하고, 지혜롭지 못했어도 끝까지 믿어주셨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사도들은 주님의 믿음을 통해서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신앙인은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참된 지혜의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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