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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도 용서 못해 주는 이 /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7 조회수1,385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탈무드에 용서의 순서가 명시되어 있다. 신에게 용서받고자 하는 사람은 먼저 사람의 용서를 받아야 한단다. 이 순서를 어기면 용서가 불가능하다. 그들의 전통에 따르면 '대 속죄일'은 사람이 신에게 용서받는 날이다. 그러나 모두가 용서받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일까? 사람에게 용서받지 못한 사람이다. 탈무드에 따르면 사람에게 용서받지 못한 사람은 신도 용서하지 못한다. 미쉬나(Mishna :
암송’, ‘연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유대 구전법을 집대성한 책)에는 신과 사람 사이의 죄는 대 속죄일에 용서해 주지만 그런 사람은 그 날에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신 앞에 서기 전에 먼저 사람을 찾아다닌다. 사람에게 용서받지 못하면 신에게도 용서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11일부터 10일까지 열흘의 기간을 '두려운 날들(야밈 노라임
: 종교력의 첫 달 10일간, 즉 두 절기 사이에 오는 날들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10일 동안을 더 정확히 참회의 10일이라고들 부른다.)'이라고 하여 사람과 신으로부터 용서받는 기간으로 지킨다. 지난 일 년 동안 잘못한 것이 무엇인가 살펴보고 11일부터 9일까지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용서를 구하고 그 마지막 10일에는 하느님께 용서를 구한다.

 

왜 사람에게는 9일을, 신에게는 하루를 할애할까? 신은 언제든지 그 자리에서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으나 사람에게는 다소의 절차가 필요할 것이며 또 거절당할 수도 있기에. 이렇게 문제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따라서 먼저 사람을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고 신은 그 다음에 찾는 게 순서다. 만일 잘못한 사람이 용서를 빌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랍비들은 그 사람 옆에 가서 얼쩡거리라고 가르친다. 그렇게 해서라도 잘못한 사람이 용서를 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라는 것이다. 어색하지 않게 접근하도록 길을 만들라는 이야기다.

 

누구에게 잘못한 일이 있는가? 바로 용서를 구하자. 누가 용서를 비는가? 부드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자. 누군가 용서를 빌지 않는가? 옆에 가서 얼쩡거리자. 그러면 용서받고 용서하는 사회, 원망과 원한이 없는 건강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죄를 짓거든 꾸짖고, 회개하거든 용서하여라. 그가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일곱 번 돌아와 회개합니다.’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루카 17,3-4)”

 

용서는 사랑보다 어렵다. 그렇지만 진정한 용서는 용서받는 것 보다 용서해 주는 게 더 값지다. 또 용서는 최소한 사랑과 함께한다. 사랑이 없는 용서는 어쩜 진정한 용서가 아닐 수도 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라고 자랑스럽게 물었을 때 예수님은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라고 분명하게 그에게 대답하셨다.(마태 18,21-22)

 

이렇게 우리의 삶은 사랑과 용서가 풍만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지금보다는 더 많은 사랑과 용서가 넘실대는 삶이어야 한다. 이것은 믿음을 가진 삶이 되지 않고는 어렵다. 믿음의 본질은 조건 없는 사랑이며 이것은 용서와 희생이 넘치는 생활에서 출발한다. 하느님에게 용서받고자 하는 이는 먼저 사람의 용서를 받아야 한다. 신도 때로는 용서를 못 하는 경우가 있나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용서,탈무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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