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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믿음의 본보기가 필요한 시대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7 조회수2,337 추천수4 반대(0) 신고

 




2016년 다해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 우리는 복된 희망이 이루어지기를, 하느님이시며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며 경건하게 살고 있습니다. >


독서: 티토서 2,1-8.11-14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


카라바죠(Caravaggio) 작, (1606), 제노바 롯소궁전

 

 

 

며칠 전 계룡산 단풍구경을 다녀왔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열 명이 넘는 어른들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같이 간 사람들과 함께 그 곳에 어떤 볼만한 것이 있는 줄 알고 우리도 올라가다가 그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을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이 바라보는 곳은 한 식당이었습니다. 그분들은 단체로 온 관광객이었는데 먼저 식사를 하고 나와서 그저 다음으로는 누가 나오나 바라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딱히 어디를 쳐다보거나 할 말들이 없어서 한 곳을 바라보는데 그 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모두 멈추어 서서 그 식당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허무한 웃음을 웃고는 갈 길을 갔습니다.

이를 상황의 힘이라고 합니다. 대다수가 행하고 있는 것을 자신도 행해야만 하는 요구가 강하게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한두 사람이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큰 관심을 지니지 않지만 세 명 이상이 되면서 그 주위에 몰려들어 그들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게 됩니다. 사람은 사회 안에서 안정되게 소속되어 있으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믿으면서도 나치 정권 안에 있을 때는 그들이 유태인을 학살할 때 그 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이 총을 들었던 것입니다. 이게 세상의 힘이고 예수님께서 내가 세상을 이겼다라고 하실 때는 이 상황의 힘을 이기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의 힘을 좋은 쪽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한두 사람이 하면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하기 때문입니다. 차에 깔린 사람이 있을 때 한두 사람이 그 곳으로 달려가면 다른 사람들도 뒤쫓아 가고 그 사람들이 차를 들려고 하면 다른 사람들도 모여와서 그 무거운 차를 들고 사람을 꺼냅니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먼저 모범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인들의 힘이 큰 것입니다. 그분들이 먼저 길을 닦아놓으면 그를 추종하는 이들이 생겨나고 그러면 그 힘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엄청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마치 프란치스코회가 그렇습니다. 프란치스코 한 사람으로 시작 되었지만 그의 일곱 친구들이 함께 했고 지금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들이 그 삶을 본받으려고 수도회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티토에게 사목적 서한을 보내는 이유는 바로 지도자들부터 이런 삶의 모범을 보이라는 뜻에서입니다. 사실 술에 취하지 않고 결혼을 한 번만 하고 모든 가족이 다 주님을 믿고 방탕하거나 화를 내지 않고 신중하고 순결하라는 등의 행위는 바오로 사도 입장에서는 그렇게 해야 구원을 얻기 때문에서가 아닙니다. 구원은 믿음에서 오지 행위에서 오지 않습니다. 행위만을 강조하는 것이 바리사이들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삶의 모범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믿음이 완전하지 못한 타인들을 위해서입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본받아 그 힘이 상황의 시너지적 에너지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도 그 힘에 이끌리게 만들고, 또 적대자들에게는 괜한 트집거리를 주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라이언 왓슨은 생명의 비밀과 의식의 신비를 그려낸 생명의 조류라는 책에서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의 수가 일정량에 달하면 그 행동은 거리나 공간을 넘어 불가사의한 이유로 확산되어 간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 사례로 1950년대 일본의 고지마라는 무인도에서 연구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일본 쿠슈해안 인근의 섬에 사는 일본원숭이인 마칵원숭이에 대하여 1952년부터 이마니시라는 학자를 중심으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이 공급한 먹이가운데에는 진흙이 묻은 생고구마가 있었는데, 이것을 처음 본 원숭이들은 처음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이모라고 불리던 천재원숭이가 물에 씻어 먹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이 암원숭이는 이 방법을 주위 동료들에게 전수하기 시작했고, 5년여 후에는 섬 전체의 원숭이가 이런 방식으로 고구마를 먹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일은 이 뒤에 일어났습니다. 몇몇 원숭이들이 고구마를 민물에 씻어먹는 것보다 바닷물에 씻어 먹는 것이 더 위생적이고 맛도 새로워진다는 걸 알아냈고 그들은 역시 주위의 동료들에게 이 방법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는데, 그 숫자가 100마리에 이르자 갑자기 핵반응이 일어난 것처럼 놀랍게도 섬 전체의 원숭이가 하루 만에 이 방법을 거의 다 알게 됐다는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이미 고인이 되셨음에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 모범을 본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가도 그 모범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범적 리더를 그리워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하늘로 올라가셨어도 그 모범을 여전히 본받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본받고 따를 수 있는 현재 사회에서의 모범적 신앙인의 모델이 필요할 때입니다. 참된 리더는 모범을 보여 타인이 그 삶을 추종하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대 자신을 모든 면에서 선행의 본보기로 보여 주십시오.”

      

 








      

 

http://www.수원교구영성관.co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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