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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09 조회수1,762 추천수15 반대(0)

지난 토요일에는 가정방문을 하였습니다. 지난여름에 혼배 주례를 하였고, 신혼부부가 초대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신랑과 신부 그리고 신부의 가족들과 함께 했습니다. 대화를 하면서 본당 신부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신자들에게 엄격했던 신부님, 신자들에게 자상했던 신부님, 약주를 좋아하시던 신부님, 아예 술을 못 드시던 신부님, 매사에 열정적인 신부님, 늘 조용하셨던 신부님, 강론이 길었던 신부님, 강론이 재미있었던 신부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교우들에게 성당은 건물일수도 있지만, 성당은 사제가 있는 곳인 것 같았습니다.

 

사제에게 성당은 어떤 곳일까요? 상가를 얻어서 사목을 하던 신부님, 가건물을 지어서 사목을 하던 신부님, 새로 신축한 성당에서 사목을 하던 신부님, 모든 조직과 반듯한 성당이 갖추어진 곳에서 사목을 하던 신부님이 있을 것입니다. 사제에게도 성당은 미사를 집전하고, 교우들이 모이는 건물과 장소일 수도 있지만 성당은 교우들이 모인 신앙 공동체입니다. 허허 벌판이었어도, 시장 속의 작은 공간이었어도, 모든 것이 갖추어진 성당이었어도 결국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믿는 신자들이 모인 공동체가 성당입니다.

 

신랑의 장모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구역 미사를 하실 때였습니다.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장소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자매님께서는 구역장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다고 합니다. 저희 집에서 하겠습니다. 신부님께서 오셔서 미사를 하시면 저의 집이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얼마나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입니까!” 자매님에게는 집에서 하는 구역미사가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구역미사를 통해서 집이 성전이 되는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성지순례를 다니면서 많은 성당을 보았습니다. ‘예술적, 문화적, 역사적, 종교적인 가치를 지닌 성당을 보았습니다. 웅장한 모습의 성당도 보았습니다. 그래도 성당은 미사가 집전 될 때,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 모여서 찬미를 드릴 때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교황님들께서 지내시던 성전입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오랜 박해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알려 주는 성전입니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음을 알려 주는 성전입니다. 성전은 기도하는 곳입니다. 성전은 친교를 나누는 곳입니다. 성전은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와서 위로를 얻는 곳입니다. 성전은 생명의 빵을 나누는 성사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성전은 성전만으로 남으면 단순히 건물일 뿐입니다. 성전은 그곳에서 신앙생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몸이 바로 생명의 물이 흘러나오는 성전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몸에서 가난, 순결, 순명의 물이 흘러나오면 세상에는 평화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몸에서 믿음, 희망, 사랑의 물이 흘러나오면 우리는 이 세상을 살면서도 이미 하느님 나라를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베들레헴 성당 문에 있었던 글이 생각납니다. “여러분이 관광객으로 오셨다면 순례자가 되셔서 나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순례자로 오셨다면 거룩한 사람이 되셔서 나가면 좋겠습니다.”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주님께서 머무시는 성전이 되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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