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0 조회수2,301 추천수16 반대(0)

며칠 전입니다. 신부님들과 모임이 있었습니다. 외국에서 오신 지인과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늦은 시간이고, 길이 멀어서 차가 필요했습니다. 신부님들은 모두 자신의 차를 빌려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선배 신부님께서 차를 빌려 주셨고, 다음 날 저는 선배 신부님과 함께 돌아 왔습니다. 처음 보는 분이셨지만, 제가 아는 교우라는 이유만으로 차를 선뜻 내어 주신 선배 신부님이 고마웠습니다. 외국에서 오신 지인께서도 늦은 밤, 편하게 올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해 주었습니다.

 

예전에 여행 중에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차를 운전하는 젊은이가 길에서 아름다운 여성을 만났습니다. 여성과 함께 차를 타고 가려고 하는데, 할머니께서 몹시 아파서 쓰러지셨습니다. 마침 그 자리를 지나는 의사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에도 가야하고, 사랑스러운 여성과 여행도 가고 싶었던 젊은이는 자신의 차키를 의사 선생님에게 주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사랑하는 여성과 손을 잡고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읽었던 만화도 생각납니다. 주제는 천국과 지옥이었습니다. 지옥은 아주 긴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데 자신의 입으로만 음식을 가져가기 때문에 흘리고, 제대로 먹을 수 없었습니다. 천국은 같은 긴 젓가락이지만 이웃에게 음식을 먹여 주었습니다. 서로 웃을 수 있었고, 감사할 수 있었고, 음식도 흘리지 않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천국은 나의 젓가락으로 남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입니다. 지옥은 나만을 위해서 사는 것입니다.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법적인 책임은 지지 않았지만, 도덕적으로는 회복하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삶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은 나라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긴 젓가락으로 자신들의 입으로만 권력이라는 음식을 먹으려 한다면 좀처럼 상황은 나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책임 질 것은 책임지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면 좋겠습니다. 내어 놓으려고 하지 않으면 엉킨 실타래는 풀리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대의 선행이 강요가 아니라 자의로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아들이듯이 그를 맞아들여 주십시오.’ 주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여러분 가운데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과거의 먼 옛날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먼 미래의 이야기도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지금 이곳에서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곳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우리가 서로에게 음식을 나누어 줄 때, 지금 바로 이곳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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