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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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도 응답
작성자이순아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1 조회수2,464 추천수4 반대(0) 신고

 

                        

 

 

병고에 시달리던 본당 신부님께서 새벽미사에 나타나셨다. 미사가 끝난 후 소식을 알려 주셨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셨는데 다만 재발된 2cm 정도의 암이 그대로 중지돼있을 뿐, 다른 장기에는 전혀 이상이 없고, 콜레스테롤도 없으며 몸매까지 환상적이라고 하시며 웃기셨다.

 

그러나 그 아픈 부분은 하느님께서 성질 좀 죽이라고 남겨 주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이 모두가 여러분의 기도덕분이라고 말씀 하시며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앳된 소년 같으셨다. 항암치료는 중단했지만, 앞으로 열심히 건강을 되찾기 위해 힘쓸 것이라 다짐하셨다.

 

 

주교님께 제가 환자 갔느냐고 물으시니 그렇지 않다고 말씀 하셨단다. 왠지 그저께부터 새벽미사를 더 활기차게 집전하셨다. 신자들은 평소보다 더 많이 미사참례를 했다. 구역마다 바치는 신부님을 위한 묵주의 9일기도, 27일간의 청원기도, 27일간의 감사의 기도가 모두 끝났다.

 

 

스스로에게 부드럽게 대하며,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말을 하고 기도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주신 신부님께 하느님께서도 병의 호전이 아니라 아직은 진행을 막는 ‘중지’로 응답하신 것 같다.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 역시 들뜬 마음으로 이 모든 은혜를 끌어 낸 공동기도의 위력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 글을 쓴지 4년째가 되는 어느 날, 그분은 용인성직자 묘지에 고이 잠들어 있었다. 그분이 잠들어 있는 봉분을 쓰다듬으며 대지를 곱게 물들여 놓은 단풍을 바라보노라니 10월 하순을 보내는 가슴으로 스산한 바람이 스민다.

 

 

인생무상이라 했던가? 부활의 기쁨이 없다면 이 얼마나 허망한 인생인가? 늘 깨어 다가야할 주님, 그분이 구원을 약속하지 않으셨다면 얼마나 덧없는 인생인가? 그래서 우리 믿는 이들은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 드리며 기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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