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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는 작은 종말의 때를 살고 있다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3 조회수1,406 추천수2 반대(0) 신고



 

우리는 작은 종말의 때를 살고 있다

 

- 윤경재 요셉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앞서,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루카 21,8~19)

 

 

 

종말 때를 말씀하시는 이 부분은 마르코, 마태오, 루카 세 복음서가 비슷한 순서와 시각으로 설명합니다. 그래서 이 대목을 공관복음서 묵시록이라고 부릅니다.

 

그 순서는 먼저 성전 파괴를 예고하시고, 스스로 그리스도라 하는 자가 나옴으로써 재난의 시작이 열리며, 민족과 나라들이 서로 거슬러 일어나고, 지진과 기근, 흑사병 등과 하늘의 표징이 발생합니다. 여기까지는 외부적 환경을 말합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우리가 종말을 알아챌 수 있는 사건은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가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외부의 상황을 넘어서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데까지 미치는 것입니다. 그 박해의 원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이름 때문에 생긴다고 예언하셨습니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사람인 부모와 형제들로부터 넘겨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다음으로 유다 땅 예루살렘에 대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 예언하셨습니다. 이 심판 내용은 일종의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결국 종말의 핵심은 박해입니다. 그 어떤 외부적 위급상황보다 그리스도인 박해 사건이 묵시록의 골자인 것입니다. 묵시록에서 말하는 주제는 박해 때 개인이 어떻게 견딜 것인가입니다. 그리스도인 각자가 강요된 시험의 시기를 어떻게 건널 것인가에 달린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종말의 때는 겉으로 드러난 사건을 말하기보다 우리가 신앙에 대한 내적 응답을 내려야 할 때인 것입니다. 어쩌면 신앙의 자유가 보장된 현대시기의 우리에게 종말의 때는 전쟁과 환란으로 닥쳐오는 것이 아니라 극히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노골적으로 다가오는 사사로운 욕심과 양심이 싸우는 선택의 순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이익을 따를 것인가 하는 선택의 순간이 결국 작은 종말의 때라고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종말의 때를 대비하여 귀중한 팁을 주셨습니다. 종말의 때가 오히려 기회의 때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이 세상에 널리 알리고 각자는 하느님께 나가는 길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덧붙여 어떤 말을 할까 미리 준비할 필요조차 없으며 때가 되면 입과 지혜를 예수께서 주신다고 확언하셨습니다.

 

사실 인간 안에는 스스로 자명하다고 느끼는 본성이 있습니다. 그 본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지 아닌지 하는 문제이지 본성 자체가 없는 인간은 없습니다. 그러니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본래 있는 걸 끄집어내어 듣기만 하면 다 될 뿐입니다.

 

중국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요임금이 자신의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기보다, 신하 중에 가장 덕성이 뛰어난 순임금에게 왕위를 넘겨주시면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하늘로부터 부여된 마음은 미약하고, 사람의 사사로운 욕심이 위태로우니, 오직 정성과 전일하게 힘써서, 진실로 늘 하늘의 뜻에 맞갖게 중심을 잡아야 한다.” 고 하였습니다. 이 마음을 단단히 지키면 자신도 지키고 백성을 다스리는데도 원칙이 서서 힘들이지 않고 나라가 태평 세대가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먼저 자신이 하늘의 법도에 맞게 행동하고 처신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면 경우에 따라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문제도 이 원칙 아래서 저절로 답이 나올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동전의 양면 격인 자신이 당해서 싫은 일을 남에게 시행하지 말라는 준칙을 실천한다면 웬만한 위기와 시련이 닥쳐와도 주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역사 속에서 이렇게 하늘의 뜻에 맞게 행동하고 처신한 사람이 극히 적습니다.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더 힘이 든가 봅니다. 역사는 한 사람의 잘못으로 수많은 백성이 고생하고 죽음으로 내몰린 사례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럴 때 그들은 종말을 사는 암울한 기분이 들었을 것입니다. 오늘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는 종말의 때에 살고 있다는 증거가 곳곳에서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종말의 시험을 건너기 위하여 주님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 두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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