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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4 월/ 예수님의 선택과 나의 선택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3 조회수1,726 추천수2 반대(0) 신고




연중 33주 월 루카 18,35-43(16.11.14)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루카 18,41)





The healing of the blind beggar







예수님의 선택과 나의 선택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목전에 두셨음에도 어려움 중에 있는 소경에게 눈길을 돌리십니다. 그분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길가에서 구걸을 하던 눈먼 이가 그분께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습니다(18,38).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외칩니다(18,39).

예리코의 소경은 눈을 뜨고 세상과 피조물과 사람들과의 소통과 친교를 갈망했고 자유와 해방을 간절히 바랐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걸음을 멈추시어,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는지 물어본 다음 ‘다시 보아라’ 하시며 고쳐주셨습니다(18,42).

신앙행위는 선택과 결단을 요구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는 스승이신 예수님과 같은 선택을 해야겠지요. 그분은 어떤 선택을 하셨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늘 하느님의 뜻에 따른 선택과 결단을 하셨습니다. 그것은 철저히 타자중심적 선택이었고 사랑의 결단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눈앞에 두신 상황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해방을 원하는 소경에게로 눈길을 돌리는 선택을 하십니다. 그리스-로마 양식의 화려한 건물들이 즐비했던 예리코의 풍경이 아니라 길가에 주저앉아 자비를 청하는 소경에게 눈길을 돌리신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무엇보다도 먼저 길가에 버려진 이들을 보고 계셨고, 군중의 환성에 잘 들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은 이들의 구원의 외침을 ‘멈추어’ ‘다가가’ 들어주셨습니다. 그분은 특별히 사회적 약자들을 먼저 선택하시어 그들을 관대하게 받아들이시는 한없는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네 삶이 영적으로 성숙하고 더 행복해지려면 하느님 안에서의 선택과 결단을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과 결단은 생의 마지막에 주어지는 우연한 기회가 아닙니다. 그것은 일상의 순간마다 다가오는 도전이기도 합니다. 영원한 행복을 바라는 나는 일상에서 어떤 선택과 결단을 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나의 말과 행위, 눈빛, 보이지 않는 배려, 봉사, 인간관계, 고통 중에 인내함, 오해와 험담 앞에서의 견딤, 시련 중의 기다림, 실패 체험 등 인간사 모든 순간이 선택과 결단의 기회입니다. 그때 사랑을 품고, 애정 깊게 바라보고, 사랑 때문에 받아들이고 견디는 선택을 한다면 매순간이 기적이 되고 치유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한편 예수님과 같은 타자중심적인 사랑의 선택, 정의를 위한 결단과 더불어 길가에 주저앉아 간절히 자비를 청하는 가난한 소경의 마음을 지닐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자유와 해방, 정의와 선을 갈망하는 것 또한 마음의 선택입니다. 이런 갈망이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 하느님의 자비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까닭이지요.

오늘도 예수님처럼 매순간 좀 더 너그러워지고 남을 배려하며 사랑으로 기꺼이 나누며,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고, 연대하여 불의에 맞서는 선택을 분명히 하는 우리였으면 합니다. 또한 간절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자비를 청하여 묶인 것들에서 벗어나 세상과 이웃과의 소통과 친교의 폭을 넓혀가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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