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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15 화/ 나눔을 부르는 기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4 조회수1,669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33주 화, 루카 19,1-10(16.11.15)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루카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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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부르는 기쁨

세리는 이방인 압제자들을 위해 일하는 민족의 반역자로 여겨졌고, 부당착취를 했기에 천대와 멸시를 받았습니다. 세리 자캐오는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보고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으나 키가 작아 군중에 가려 볼 수 없었습니다(19,3). 그래서 예수님을 보려고 군중을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습니다(19,4).

오늘 복음을 주의 깊게 보면 자캐오가 회개했거나 회개하려고 예수님을 보려고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그저 예수님을 ‘보려고’ 했습니다. 본다는 것은 예수님께로 자신의 인격을 향함으로써 일치하려는 지향을 드러낸 것입니다.

기쁨이 아닌 세리 자캐오가 기쁨을 받아들여 기쁨 안에 머물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을 보려고 ‘애를 썼고’ 군중에 가려 볼 수 없자 ‘군중을 앞질러 달려가’ 무화과나무로 올라가 그분을 봅니다. 영혼의 어둠 중에 있던 그가 기쁨을 열렬히 갈망한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19,5) 하십니다. 구원의 기쁨 자체이신 그분께서 죄인의 집에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부정하게 된다고 여겼던(5,30; 7,34) 유다인들의 전통적 사고를 뛰어넘어 그와 함께 하기로 하신 것이지요. 그러자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그분을 기쁘게 자기 집에 맞아들입니다(19,6).

자캐오는 구원의 기쁨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과 함께함이 바로 기쁨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기쁨을 우리에게 주시려고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이시지요.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민의 마음으로 “잃은 이들을 구원하러 오신 것입니다.”(19,10)

예수님과 함께함으로써 기쁨을 체험한 자캐오는 그분께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19,8)고 합니다. 그렇게 기쁨은 나눔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네 삶은 때로 고달프고 자주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기쁨으로 다가오시는 주님을 바라보고 그분만이 주실 수 있는 기쁨을 끌어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하느님과의 만남,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그리스도와 함께함으로써 주어지는 기쁨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힘임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의 선물을 받은 우리 모두는 그것을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나누지 못하는 기쁨은 참 기쁨이 아니며 예수님을 보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뿐이겠지요. 사랑과 은총의 대상인 사회적 약자들과 나눔이야말로 우리가 살아내야 할 기쁨과 구원의 길이 될 것입니다. 이런 기쁨을 놓치지 않은 지혜로운 우리였으면 합니다.

또한 이 사회의 모습에서 서로에게 기쁨을 앗아가고 기쁨의 길을 가로막는 온갖 부조리와 악을 거둬내도록 힘써야겠습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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