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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16."찬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 "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6 조회수1,310 추천수1 반대(0) 신고

루카 19,11-28(연중 33주 수)

 

 

 

   가을이 나뭇가지에서 뚝뚝 떨어집니다. 바퀴를 달고 달아나는 가을의 뒷모습이 을씨년스럽고, 길가에 군데군데 몰아다 놓은 가을의 노고, 가을의 땀방울이 쓸쓸합니다. 잎이 떨어지고 꽃도 떨어지고 나면,결실이 더 잘 드러나 보입니다. 속이 잘 맺힌 열매인지 속 빈 강정인지 훤히 드러나 보입니다.

 

 

 

   오늘 복음인 <미나의 비유>는 우리의 결실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이 비유는 주인이 먼 길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미나를 맡기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미나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종에 대한 주인의 ‘믿음의 표시’가 아닐까요? 마치,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사랑과 신의의 표시로 반지를 끼워주듯, 주인이 종들에게 사랑과 신의의 표시로 맡기신 것이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그것은 주인의 선물이요, 은총입니다. 동시에, 선물과 함께 주어진 소명입니다. 선물은 잘 보관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잘 나누라고 주어진 까닭입니다.

 

   다시 말하면, 미나는 이미 맺혀진 열매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종자돈처럼 씨앗으로 주어진 까닭입니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하는 소명이 함께 주어진 까닭입니다.

 

 

 

   가을입니다. 가을이 익으면, 마침내 그 소명이 무엇이었는지가 훤히 드러나 보입니다. 그 결실을 돌려드려야 할 때인 까닭입니다. 주인에게 셈 바쳐야 할 때인 까닭입니다.

 

   그리고 주인은 선물에 따라서 셈하는 것이 아니라,선물을 어떻게 나누었는지, 그 소명을 얼마나 이루었는지에 따라 대가를 지불합니다.

 

“착한 종아!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한을 가져라”(루카 19,16)

 

 

 

   결국, 이 미나의 비유를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자 하신 것은 선물을 받은 이가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선물을 잘 활용하여 충실하게 열매 맺는 이라야 하늘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주님께서 먼저 우리를 믿으셨고, 선물(은총)을 주셨고, 그 선물을 통해 하늘나라로 초대하셨습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기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인은 한 미나로 열 미나를 번 종에게는 “착한 종”이라고 부르며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한을 주고, 반면에 한 미나를 그대로 되돌려주는 종에게는 “악한 종”이라고 부르며 그 한 미나 마저 빼앗게 합니다.

 

“누구든지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루카 19,26)

 

 

 

   그러기에, 오늘 복음과 관련하여 본다면, ‘착하다’는 것은 자신을 바쳐 선을 이루는 것이요, ‘악하다’는 것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선을 땅에 묻어버린 것입니다.

 

   따라서 ‘착하냐? 악하냐?’ 하는 것은 선물을 주신 분에 대한 신뢰냐? 아니면 선물을 받은 자신의 신변 안전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내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오늘, 내 자신의 이로움이나 신변 안전을 포기하고, 주님의 의로움과 선에 충실한 길을 가고 있는가? 당신께서 주신 사랑과 신뢰의 징표인 미나를 통해, 사랑으로 나누고 있는가?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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