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8 조회수2,541 추천수13 반대(0)

언제부터인가 저의 이름은 신부님이 되었습니다. 저의 세례명인 가브리엘’, 저의 이름인 조재형은 거의 듣지 못하였습니다. 신자분들은 제가 사제로 살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런 기대를 가지고 저를 사제라고 호칭하는 것입니다. 저도 사제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생활하게 됩니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주님께서 복음을 선포하셨던 것처럼 이웃에게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섬기는 삶을 살았던 것처럼 겸손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가난한 이, 아픈 이, 병든 이, 외로운 이들과 함께 하셨던 것처럼 사제에게 필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야 합니다.

 

어제는 수학능력 시험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며, 수학능력 시험은 무엇을 평가하는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12년을 배웁니다. 대학교에서도 배우기 때문에 16년을 배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배우면서 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교육 현실은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오직 지식을 배우는 것에 치중해 있습니다. 그것도 수학, 영어, 국어와 같은 주요과목의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역사, 사회, 문화, 음악, 미술, 윤리, 철학과 같은 과목은 배우는 시간도 짧고, 학생들도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지식만 배워서는 학원과 크게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봉사와 희생, 인내와 절제와 같은 가치를 배워야 합니다. 스승과 부모의 은혜를 알아야 하고, 배운다는 것은 지식의 소유가 아니라, 배운다는 것은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하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예전에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난 사람, 든 사람, 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난 사람은 똑똑한 사람, 재능이 있는 사람, 운동을 잘 하는 사람, 음악을 잘 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난 사람도 중요합니다. 든 사람은 지식을 많이 가진 전문가들입니다. 우리 사회는 전문가들이 이끌어 가고 있기에 든 사람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된 사람입니다. 된 사람은 이웃을 위해서 봉사하고, 희생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된 사람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보다는 타인을 위해서 나눌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그 말씀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이번에 시험을 본 학생들이 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든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번에 시험을 본 학생들 중에서 된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워야 할 가장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가르치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기 위해서 성전에 모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것은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지금 가진 능력을 더욱 계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알려 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것들이 교회 안에 들어오는 것을 정화시키셨습니다. 우리는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덧 우리의 마음에는 욕심, 시기, 질투, 미움과 같은 것들이 들어오곤 합니다. 우리는 주님의 가르침을 들으면서 우리들의 마음도 정화시켜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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