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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우리 시대 성전(聖殿) 정화(淨化)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8 조회수1,478 추천수2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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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우리 시대 성전(聖殿) 정화(淨化)"

대도시에서 시골로 이사를 간

한 교우가 직접 체험한 사건입니다.

 어느 추운 겨울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교적을 옮기려고

가까운 본당을 방문했습니다.

사무실에 들러 일을

 마치고 성당 온 김에

성체조배나 하고 가려고

성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성당 안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당 안이 너무 추워

이빨이 딱딱 마주칠 정도였습니다.

 왜 이리 추울까, 주변을 살펴보니

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유리창문마저

모두 열려 있었습니다.

단 몇 분도 머물러 있지 못하고

 성당을 빠져나오는데

성당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왜소한 체구의

아저씨가 작업복 차림에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큰 마스크를 한 채 열심히

 성당 바닥을 닦고 있었습니다.

 엄동설한에 홀로 성당 청소를

하고 계시는 초라한

아저씨의 모습을 뵈니

안타깝고 측은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홀로 성당 바닥을 박박 닦던

그분은 바로 그 성당의

주임 신부님이셨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 교우가 약 2년의 세월이

흐른 후 어느 토요일,

 ‘혹시나 오늘도 그 신부님께서

홀로 청소를 하고 계시면

도와드려야겠다.’

생각하며 성당을 찾았는데,

그 왜소한 체구의 아저씨,

아니 주임 신부님께서는

오늘도 여전히 홀로

성당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성당 안에서

 지극정성으로 성당 바닥을

청소하는 그 모습이 그리도

 성(聖)스러워 보이더랍니다.

 마치도 그 신부님이 성전 마당에

줄지어 서 있던 수많은 장사꾼들

사이에서 홀로 성전을 정화하시는

예수님처럼 보이더랍니다.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시던

예수님께서 한 성전에 들어가십니다.

 마치 시장 한 복판처럼 시끌벅적한

전 마당을 둘러보시며 통탄하십니다.

 조용하고 경건해야 할 성전 마당이

 장사꾼들과 환전꾼들,

고리대금업자들로 빼곡했습니다.

제단에 바쳐질 동물들의 울음소리,

물건을 사고 파는 소리로

시끌벅적했습니다.

 크게 분노하신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이것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버렸다.”라고 질타하시며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모조리 내쫓으십니다.

 갖은 물건들이 쭉 놓여있던

진열대를 둘러엎으십니다.

과격한 예수님의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 놀랍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분노가 폭발한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기 전

당신 성전을

 정화(淨化)시키십니다.

 더럽혀진 성전을 정화하신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 교회에

 바라시는 바가 무엇일까

묵상해봅니다.

 이 시대 우리는 어떻게

성전을 정화시켜야 할까

고민해봅니다.

 우리끼리 만의 폐쇄적인

교회가 아니라 춥고 고달픈

세상 사람들을 향해 활짝 열린

교회가 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성전 정화 작업이 아닐까요?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고 좌지우지되는

공동체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인 참여와 구성원 상호간에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지는

교회를 건설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성전 정화작업이 아닐까요?

 상상을 초월하는 건립기금으로

건립되는 성전이 아니라 방황하는

양떼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겸손하고

 예의바른 사목자의 희생과 헌신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성전을

건설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요?

 우리 시대 사회적 약자들,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웃들도

크게 환영 받고 아무런 차별도

느끼지 않는 환대의 교회,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따뜻이

보듬어줄 수 있는 치유의 공동체,

나만 혹은 우리 가족이나

우리 본당만 생각하지 않고

더 큰 사랑을 실천하며 공동선을

추구하는 보편적인 교회 건설이

시급하지 않을까요?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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