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9 조회수2,287 추천수10 반대(0)

제가 어려워하는 과목 중에는 수학이 있었습니다. 중학교까지는 재미있었습니다. 방정식, 미분, 적분, 함수를 시작하면서 어렵기도 했고, 흥미도 잃었습니다. 제게는 사칙연산과 도형의 면적을 구하는 것까지가 적당했던 것 같습니다. 독한 마음을 먹고, 열심히 했다면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를 좀 더 여행했을지 모릅니다.

 

철학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자연철학, 고대철학, 중세철학, 합리론, 경험론, 존재론, 논리학 등을 배우면서 지식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지만 형이상학은 쉽지 않았습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하이데거의 존재, 해석학 등을 배우면서 철학의 세계가 깊고, 넓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생각하는 능력을 배우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솔직히 어려웠습니다.

 

운전은 하지만 자동차의 구조와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모릅니다. 많은 부품들이 조립되고, 전자 장치들이 결합되면서 자동차는 완성될 것입니다. 돌아보면 제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것들이 많습니다. 제 능력과 제 눈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세상의 것들만 해도 제가 모르는 분야가 너무 많습니다. 하물며 죽음 이후의 세상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부활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 예수님께 부활 이후의 삶에 대해서 질문하는 내용을 들었습니다. 마치 땅 위를 기어 다니던 애벌레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나비가 같은 것이냐고 묻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생명의 연속성에서는 같은 면이 있지만, 그 기능과 삶의 방식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 이후의 삶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 갈 것이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지금 우리들의 상식과 기준으로 부활 이후의 삶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들의 삶이 또한 부활 이후의 삶에도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성서에서 말하는 부활이란 말의 뜻은 단순히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일어서다. 다시 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낡은 관습과 습관을 버리고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나는 것이 부활입니다.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죄의 상태에서 벗어나 잘못된 틀을 벗어버리고 사랑과 희망의 날개를 얻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갈릴래아로 가라!’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복음을 전하던 곳입니다. 절망 중에 있던 사람들에게, 두려움에 떨고 있던 사람들에게 죽음은 죽음이 아니요, 십자가의 끝은 절망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예루살렘으로 가라!’고 하십니다. 이는 예수님을 박해하고 십자가에 못 박았던 사람들에 대한 용서입니다. 분노와 원망을 던져버리고, 화해와 용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몸의 변화가 부활이기도 하지만, 인식과 태도의 변화가 부활의 시작입니다.

 

부활은 우리들의 삶이 천사와 같아지는 것입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천사와 같은 삶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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