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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활의 참 모습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19 조회수1,048 추천수2 반대(0) 신고



 

부활의 참 모습

 

- 윤경재 요셉

 

 

 

이 세상 사람들은 장가도 들고 시집도 간다. 그러나 저세상에 참여하고 또 죽은 이들의 부활에 참여할 자격이 있다고 판단받는 이들은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그리고 죽은 이들이 되살아난다는 사실은, 모세도 떨기나무 대목에서 주님은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라는 말로 이미 밝혀 주었다. 그분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사실 하느님께는 모든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이다.” (루카 20,34~38)

 

 

 

예수님 당시 유다인들의 생각과 생활상을 유대 역사가 플라비우스 요세푸스(주후37~100)의 저술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육신의 부활에 대해 유다인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가 그리스인을 대상으로 강연한 음부론에 나타나 있습니다. “하느님은 정하신 때가 되면 만인을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시킬 것이다. 한 영혼을 한 몸에서 다른 몸으로 전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죽은 그 몸을 다시 일으키는 것이다.”

 

요세푸스는 그리스도교인은 아니었고 유대 제사장 가문 출신입니다. 제사장 가문 출신답게 젊을 때는 사두가이파였다가 나중에 바리사이파로 돌아섰습니다. 그런 그가 부활을 거론하고 심지어 부활을 믿지 않는 그리스인들을 향해 이렇게까지 말했습니다. “여러분 그리스인들은 몸이 썩는 것을 보고 믿지 않지만 부활을 믿는 법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플라톤의 사상대로 영혼이 하느님에 의해 불멸의 존재로 창조되었다고 믿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제 의심을 버리고 부활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에게는 죽기 전의 몸과 동일한 원소로 이루어진 몸에 생명을 불어넣어 불멸의 존재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믿어야 할 것입니다.”

 

바리사이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땅 속에 묻힌 육신이 일정 기간 썩다가 다시 본래의 몸으로 되살아난다고 믿었습니다. 그게 당시 상식적인 사후 세계관이었습니다. 그러니 갈릴래아 호수에서, 올리브산에서, 광야에서, 예루살렘에서 예수의 설교를 듣던 숱한 바리사이인들은 예수의 부활이전에 이미 육신의 부활을 믿었던 것입니다.

 

사두가이파는 제사장을 중심으로 한 유대교 성직자 계층이었습니다. 유대 사회의 지배층인 사두가이파는 헤로데 왕가와 함께 로마 제국에 협조하며 눈앞의 이익을 좇는 기득권층이었습니다. 그들은 대단히 현세적이었기에 신은 믿었지만 육신의 부활은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소수였습니다.

 

사두가이파들에게 이 질문은 아주 절박한 물음이었습니다. 단순히 예수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물음만은 아니었습니다. 부활을 부정했기에 부활이 사실인지 궁금했던 것입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너희가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마르 12,24)라고 사두가이파의 한계를 질책하였습니다.

 

그러시면서 부활에 대한 기존의 생각과 전혀 다른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천사들과 같아져서 더 이상 죽는 일도 없다. 그들은 또한 부활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다.”

 

이 말씀은 지상에서 살아야 하는 인간은 모름지기 육신의 옷을 입고 태어나고 살아가지만, 천사는 지상에서 사는 게 아니고 하느님 나라에서 살기 때문에 그에 합당한 차원의 상태에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 하느님 나라는 지상과 다른 차원의 그 어떤 상태에 있는데, 그 차원을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하시려고 천사라는 단어로 예를 든 것입니다. 지상에서 살던 육신은 하느님의 자녀가 되려면 어떤 변화를 거쳐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보면 예수님께서는 육신의 부활을 믿는 바리사이파의 생각도 100% 정확한 것은 아니라고 답하신 것입니다.

 

공관복음서에서 루카 저자만이 율법 학자 몇 사람이 스승님, 잘 말씀하셨습니다.’ 하였다.” 라고 쓰고 있습니다. 이 말을 굳이 쓴 까닭은 이들의 생각도 사실은 틀린 것이라는 반어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잘 헤아려 보면 육신의 부활을 믿는 바리사이파의 생각에는 어떤 에고의 욕심이 담겼습니다. 그들의 믿음에는 이 몸뚱이를 가지고 영원히 살고 싶다는 은밀한 기대.’가 숨어 있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누리던 특권과 혜택, 지식 등을 놓아버리기 싫다는 욕심이 담겨 있습니다. 혹시 우리도 바리사이와 비슷한 막연한 기대를 하지는 않은지 반성해 봐야 합니다.

 

여기 저기 나타나시고, 문을 모두 잠갔는데도 제자들 앞에 서시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행적을 보면 반드시 지상에서 사시던 육신 그대로 부활하신 게 아니라는 가정이 성립합니다. 그렇다고 영혼만 부활하신 것도 아닐 것입니다. 복음서 곳곳에서 제자들과 직접 대면하고 접촉하시는 광경이 나옵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실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차원으로 변모가 일어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의 삶 중 대표적인 양태가 남녀가 결혼하여 가정이란 공동체를 이루는 것인데 더 이상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라고 하시니 무언가 달라도 확실히 다른 차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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