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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흔히 벌어지는 큰 착각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1 조회수1,530 추천수8 반대(0) 신고



 

흔히 벌어지는 큰 착각

 

- 윤경재 요셉

 

 

누가 내 어머니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마태오 12,48~50)

 

 

 

학교나 경찰서에서 아이들이 잘못을 저질러 부모님을 모셔오라고 하면 부모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답니다. ‘내 아이가 그럴 리가 없다.’는 하소연입니다. 전에는 안 그랬는데 못된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그런 것 같다는 말이 곧바로 튀어나오고요.

 

우리는 흔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익히 안다고 착각한다고 심리학에서 말합니다. 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는 원인을 살펴보면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인간은 자기가 자신을 아주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자신이 내린 판단에 오류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것을 내성착각이라고 부릅니다. 자기관찰을 할 때 전체 정보를 통찰하기보다는 일부 부각되는 정보에 의존하기 쉽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그릇된 자신감으로 연결되어 인간관계에서 갈등을 빚기도 합니다.

 

또 인간은 자기가 속한 내집단에 긍정적 판단을 내리고 외집단에는 냉정한 판단을 내리는 편향이 있습니다. 또 자기의 평소 선입관에 따라 몇 가지 마음에 드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곤 합니다. 이런 것을 선택적 지각이라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다.’라고 말한 이후 모든 사상과 철학에서 의심 없이 받아들여 왔던 이 명제가 100% 정답이 아니라는 것이 최근의 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밝혀졌습니다. 인간은 이성과 분석을 중시하는 사고체계와 감성과 직관을 중시하는 사고체계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이 중에 어떤 사고체계의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행동심리학에서는 이러한 인간의 행동 양식을 연구하여 혹시라도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나 않은지 한번쯤 의심해 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께서는 그 당시 청중들과 지금의 우리에게 알쏭달쏭한 의아심을 불러일으키십니다.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분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그분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있었다. 그래서 어떤 이가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과 이야기하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어떤 이의 말은 아주 일상적이고 대수롭지 않으며 그러나 호의를 품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대답이 기상천외합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아마도 이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들이 적잖은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인간의 심리를 꿰뚫고 인간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탁월한 스승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계신 주님을 뵙습니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인간은 감성과 직관을 우선 사용합니다. 그래야 사태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으며 또 쓸데없는 심리 에너지 낭비를 막고 능률적으로 다른 데에 힘을 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성과 분석의 방법은 시간이 걸리고 경우의 수를 따지는데 많은 연습이 필요하여 에너지 낭비가 소요됩니다. 그럼에도 정확한 판단과 오류에서 벗어나려면 이성적 의심 과정을 한번쯤 꼭 거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승 예수께서 오늘 우리에게 감성과 직관에 너무 안일하게 빠지지 말라고 가르침을 주십니다. 눈을 일부분이 아닌 우주 전체로 돌려 과연 어떤 행동양식이 하느님의 뜻에 맞을는지 생각해보라고 유도하십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라는 말씀은 이제 우리에게 삶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나만의 것, 내 뜻, 내집단에서 벗어나 전 인류를 하나의 공동체로 볼 여지가 생겼습니다.

 

내성 착각과 긍정 편향, -외집단 편향 등등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벗어날 수 있는 오류와 착각을 스승 예수님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날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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