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2 조회수2,104 추천수15 반대(0)

지난 한 달은 질풍노도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국민들은 평소에 들을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습니다. 견고할 것 같았던 청와대와 대통령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흔들렸고, 국민들은 허탈과 분노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통령의 측근들은 조사를 받고 있고, 대통령과 수십 년을 함께 했던 사람은 국민적인 지탄과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변명과 몰염치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리당략에 따라서 부평초처럼 흔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민족입니다. 넓고 깊게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눈앞의 일에 너무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밀알 하나가 떨어져서 썩으면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언젠가 우리가 만나게 될, 마지막 순간들에 대해서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저는 1991910일에 청량리 바오로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습니다. 95일에 중곡동 성당의 보좌 신부로 발령을 받았는데, 5일 만에 입원하였습니다. 열을 재니, 40도였습니다. 바로 중환자실로 갔습니다. 20여 일 병실에 있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조금 일찍, 삶의 끝자락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언젠가 그 끝에서 하느님과 대면할 날을 맞이할 것입니다. 저는 그때 이후로 저의 삶은 주님께서 주신 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별로 두려워할 것도 없고, 큰 욕심도 없습니다. 그것은 저에게는 너무나 큰 가르침이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투병하던 동창신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완쾌되어 스스로 걸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병문안을 온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서 병실에 붙여 놓았습니다. 그리고 병문안을 온 분들은 사진 밑에 위로와 격려, 쾌유를 바라는 글을 적어 놓았습니다. 제가 병문안을 갔을 때, 병실의 벽에는 많은 사람들의 사진과 쾌유를 바라는 글들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불편한 몸이지만 고백성사는 언제든지 줄 수 있다고 말하는 동창신부, 그래서 성당은 언제든지 지킬 수 있다는 동창신부에게서 희망을 보았습니다.

 

행복은 희망을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행운은 용기를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예전에 선배신부님께서 인생은 흑자라는 강론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하루를 살아도, 순간을 살아도 우리 인생은 흑자라는 신부님의 말씀을 다시 생각합니다.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절망은 모두 날려버리고, 희망의 날개를 펴고 주님께로 나가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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