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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25 금/ 변화 가운데서 영원하신 주님을 만나기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4 조회수2,360 추천수7 반대(0) 신고




연중 34주 금, 루카 21,29-33(16.11.25)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루카 21,33)





The lesson of the fig tree







변화 가운데서 영원하신 주님을 만나기

봄 가을이 따로 없는 팔레스티나에서는 나무에 잎이 돋우면 여름이 이미 다가온 것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성전파괴와 같은 큰 재난이 나타나면 하느님 나라가 다가온 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21,29-31).

우리는 우주만물의 변화 속에서, 빛의 속도로 발달하는 생명공학을 비롯한 과학과 정보기술, 다양한 문화와 종교현상, 빈부격차의 심화, 급격한 의식의 변화를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변화와 발달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하기 어려운 시대이지요. 이런 가운데서 우리는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주만물은 끊임없이 변하고 국가도 흥망성쇠를 거듭하며 인간 또한 희로애락과 생노병사를 겪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있게 하는 하느님과 그분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그런데 변화를 들여다보면 선과 사랑과 의로움을 담고 하느님을 향하여 변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그와 정반대의 변화도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변화와 사건을 통해 영원성을 드러내시지요.

우리는 시대의 징표를 읽어야 합니다. 변화나 사건을 보며 영원하신 하느님의 뜻을 읽는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어떤 변화나 사건을 통해서도 늘 당신의 뜻을 드러내고자 하십니다. 심지어 악과 고통스런 사건들도 하느님 계획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긍정적 변화든 부정적 변화든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읽을 수 있어야겠지요.

우리는 어떤 삶을 살다가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맞을지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사랑이신 하느님의 원의와 손길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향해가는 긍정적인 변화라면 그 안에 담긴 사랑의 메시지를 읽고 은총의 선물에 감사하며 그것을 공유하고 되돌려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하느님의 자비와 선을 거스르는 변화라면 그 지점이 바로 회개의 시발점이요 하느님을 향한 반환점이 되어야 함을 의식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주 그럭저럭 문제없이 살아가는 '거짓 안정성' 안에 머무르곤 합니다. 넘어졌다 하여도 곧바로 그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겠지요.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과 반성, 그리고 시대징표를 읽어 변화 가운데서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영원성을 찾아나가는 것이 신앙인의 태도입니다. 이를 위해 절실히 요청되는 것은 '해체를 허용하는 용기'입니다. 불의와 잘못된 구조와 타협하지 않고 과감히 맞서 해체함으로써 사랑과 정의의 질서를 바로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해묵은 습관과 굳어버린 사고의 틀을 미련 없이 해체할 수 있어야 하지요.

한낱 먼지에 지나지 않은 인간이 권력과 돈의 힘이 영원하리라 믿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영원하신 하느님을 믿는 우리는 그래서는 안되겠지요. 각종 사건들과 부정부패, 도덕적 타락, 비인간적 현실, 우상숭배 가운데서도 하느님의 영원성을 발견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오늘도 거짓 안정성에서 벗어나 자신을 해체하여 하느님의 눈으로 만사만인을 바라보고, 시대징표를 읽어 하느님의 영원성을 살려나갔으면 합니다. 지금이 바로 고통과 시련과 슬픔 가운데서도 말씀을 실행하고 사랑의 질서를 세우기 위한 세상의 해체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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